8개월 만에 한국 축구대표팀에 복귀한 골키퍼 김승규(34·알샤밥)와 국내파 수문장 조현우(33·울산)가 ‘홍명보호’의 주전 자리를 놓고 다시 뜨거운 경쟁을 벌이게 됐다.
김승규와 조현우는 지난달 30일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0월 2연전 소집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A매치 81경기(60실점)를 소화한 김승규는 아시안컵 기간이던 1월에 훈련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한동안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김승규가 대표팀에서 이탈한 이후에 열린 A매치 11경기에선 조현우(A매치 35경기·36실점)가 골문을 지켰다.
김승규와 조현우 모두 홍 감독과 인연이 깊다. 김승규는 대표팀에서 홍 감독을 먼저 만났다. 홍 감독이 팀을 이끈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는 홍 감독이 처음으로 A대표팀을 맡았던 2013년에 성인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다. 당시 홍 감독은 “김승규는 어렸을 때부터 지켜본 능력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그해 8월 페루와의 친선경기(0-0·무승부)에서 A매치에 데뷔한 김승규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홍 감독과 함께했다.
2013년 대구에서 프로 데뷔한 조현우는 최근 울산에서 홍 감독과 함께 K리그1 2연패(2022, 2023년)를 합작했다. 조현우는 울산이 리그 2연패를 달성한 지난 시즌에 클린시트(무실점 경기) 13경기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홍 감독은 울산 지휘봉을 잡고 있을 당시 “조현우 덕에 승점을 많이 얻는다. 팀을 지탱해 주는 선수”라고 말했다.
김승규와 조현우의 대표팀 수문장 경쟁은 조현우가 2017년 A매치에 데뷔하면서 시작됐다. 신태용 전 대표팀 감독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반사 신경이 뛰어난 조현우를 선발로 기용했다. 한국이 16강의 성적을 낸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선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골키퍼의 패스부터 시작되는 빌드업(공격 전개)을 강조한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이 김승규의 발 기술에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
올 시즌 조현우는 울산에서 32경기에 출전해 35골을 내줬다. 클린시트는 12경기로 2위다. 김승규는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알샤밥에서 정규리그와 킹스컵 등 6경기에 출전해 3실점을 했다. 이번엔 누가 대표팀 수문장 주전 장갑을 낄까. 10일 요르단과의 방문경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