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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3주 앞 ‘커지는 트럼프 리스크’ 넋 놓고 맞는 일 없어야

美 대선 3주 앞 ‘커지는 트럼프 리스크’ 넋 놓고 맞는 일 없어야

Posted October. 15, 2024 08:26,   

Updated October. 15, 2024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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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판세는 여전히 박빙이지만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는 추세다. ‘트럼프 리스크’가 더 커지고 있는 셈이다. 13일 공개된 ABC 방송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후보는 50 대 48로 2%포인트 앞섰지만, 1개월 전 같은 조사의 5%포인트 우위보다는 격차가 좁혀졌다. 또 12일 발표된 정치전문 매체 더힐의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는 7개 경합주 중 2곳에서 앞서고 5곳에서 뒤졌다. 2주 전 4 대 3으로 앞섰던 흐름이 뒤바뀐 것이다. 미국에선 주별 승자독식이라는 독특한 선거제도 때문에 경합주의 승부가 중요하다. 인터뷰를 꺼리던 해리스 후보가 10월 들어 7개가 넘는 인터뷰에 나선 것도 이런 판세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으로선 트럼프 리스크를 점검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더 속도를 내야 한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분리하려는 시도는 트럼프 당선 때가 더 강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반도체 등 중간재 산업이 파장에 크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전기차용 배터리 보조금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미시건 주를 기반으로 한 내연기관 자동차 노동자의 표심을 노린 발언이지만, 8년 전 첫 당선 직후에도 일부 중동국가를 겨냥한 ‘임기 첫날 비자중단’ 공언을 행정명령으로 이행한 적이 있어서 빈 말이 아닐 수 있다. 여기에 멕시코 공장을 통한 미국 수출을 제재하겠다는 공약이 이행된다면 멕시코 투자를 대폭 늘린 우리 기업 피해도 예상된다.

경제뿐만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성과를 뒤집을 공산이 큰 트럼프 후보는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 막 시동을 건 한미간 핵 공유 프로그램을 흔들 수 있다. 또 이달 초 타결한 연간 1조 5000억원 수준의 방위비 분담 합의을 백지화한 뒤 재협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 트럼프 1기 때 그랬던 것처럼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거부하거나,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시키는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협상에 나선다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란 틀 안에서 제한적인 핵 폐기 협상을 성과로 포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일련의 시나리오는 한미 정부가 만들어 온 동맹 구상을 뒤흔드는 것이다. 미 공화당 주류를 상대로 한 물밑 정지작업을 포함해 철저한 대피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