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철강 기업들의 ‘中엑소더스’ 숨은 의미
Posted November. 21, 2024 08:23,
Updated November. 21, 2024 08:23
자동차-철강 기업들의 ‘中엑소더스’ 숨은 의미.
November. 21, 2024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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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제조업의 꽃’이라 불린다.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이 3만 개가 넘는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스프링부터 이름도 생소한 스테빌라이저(차체 기울어짐 감소 장치)까지 정말 많다. 사용되는 소재도 철강과 비철금속, 고무, 유리, 플라스틱, 탄소섬유 등 다양하다.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가장 중요한 기초 소재라는 얘기다. 철강 산업의 경쟁력은 제조업 전반의 성장과 고용 창출과도 직결돼 있다. 자동차, 건설, 조선, 가전, 기계 등 주요 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기본 소재가 철강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30여 년 동안 전 세계 ‘꽃’과 ‘쌀’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승승장구했다. 글로벌 자동차·철강 기업들이 중국에 몰려들면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됐다. 이것이 중국 고도 성장의 토대가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글로벌 자동차·철강 기업들의 ‘중국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먼저 빠져나오고 있다. 17일 현대제철은 2003년 설립한 중국 베이징 법인을 매각하기로 했다. 7일에는 포스코그룹이 1997년 세운 공장을 팔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초 포스코그룹은 중국 광둥성에 있는 공장도 처분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7월 중국 법인 지분 90%를 중국 지방정부에 매각했다. 일본 철강기업인 일본제철도 7월 중국 기업과 20년 동안 진행해 온 합작 사업을 중단했다.
철강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이들의 핵심 고객인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에서 먼저 발을 뺐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에서 판매가 급감하면서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올해 1월에는 충칭 공장을 매각했다. 일본 혼다자동차는 중국 공장 3곳의 가동을 중단하고 매각을 검토하기로 했다. 닛산자동차는 6월 장쑤성에서 운영하던 공장을 폐쇄했다.
글로벌 자동차·철강 기업들이 중국을 빠져나가는 것은 금융 자본이 빠져나가는 것과는 사뭇 의미가 달라 보인다. 금융 자본의 이동은 일상다반사다. 하지만 거대한 장치 산업인 자동차·철강의 이동은 회사의 명운과도 직결된 일이다. 가장 보수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이들이 움직인다는 것은 결국 세계의 성장을 견인했던 세계의 공장 문이 닫히고 있다는 뜻이다.
자동차·철강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의 체제 회귀와 관련 있어 보인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27년 동안 종신집권했던 마오쩌둥 사망 이후 중국은 자본주의 체제를 수용했다. 마오에 대한 반발로 중국의 최고 권력은 나름의 ‘민주적(?) 절차’에 따라 10년을 주기로 교체됐다. 그러면서 글로벌 기업들에 예측 가능한 경영 환경을 제공했다. 마오식 공산주의가 그대로 유지됐다면 중국은 결코 세계의 공장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현재 중국의 체제 문제에 대해 우리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 결국 중국이라는 세계의 공장은 문을 닫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에 대처해야 할 때다. 한국 기업들이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는 것은 매우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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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제조업의 꽃’이라 불린다.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이 3만 개가 넘는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스프링부터 이름도 생소한 스테빌라이저(차체 기울어짐 감소 장치)까지 정말 많다. 사용되는 소재도 철강과 비철금속, 고무, 유리, 플라스틱, 탄소섬유 등 다양하다.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가장 중요한 기초 소재라는 얘기다. 철강 산업의 경쟁력은 제조업 전반의 성장과 고용 창출과도 직결돼 있다. 자동차, 건설, 조선, 가전, 기계 등 주요 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기본 소재가 철강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30여 년 동안 전 세계 ‘꽃’과 ‘쌀’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승승장구했다. 글로벌 자동차·철강 기업들이 중국에 몰려들면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됐다. 이것이 중국 고도 성장의 토대가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글로벌 자동차·철강 기업들의 ‘중국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먼저 빠져나오고 있다. 17일 현대제철은 2003년 설립한 중국 베이징 법인을 매각하기로 했다. 7일에는 포스코그룹이 1997년 세운 공장을 팔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초 포스코그룹은 중국 광둥성에 있는 공장도 처분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7월 중국 법인 지분 90%를 중국 지방정부에 매각했다. 일본 철강기업인 일본제철도 7월 중국 기업과 20년 동안 진행해 온 합작 사업을 중단했다.
철강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이들의 핵심 고객인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에서 먼저 발을 뺐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에서 판매가 급감하면서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올해 1월에는 충칭 공장을 매각했다. 일본 혼다자동차는 중국 공장 3곳의 가동을 중단하고 매각을 검토하기로 했다. 닛산자동차는 6월 장쑤성에서 운영하던 공장을 폐쇄했다.
글로벌 자동차·철강 기업들이 중국을 빠져나가는 것은 금융 자본이 빠져나가는 것과는 사뭇 의미가 달라 보인다. 금융 자본의 이동은 일상다반사다. 하지만 거대한 장치 산업인 자동차·철강의 이동은 회사의 명운과도 직결된 일이다. 가장 보수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이들이 움직인다는 것은 결국 세계의 성장을 견인했던 세계의 공장 문이 닫히고 있다는 뜻이다.
자동차·철강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의 체제 회귀와 관련 있어 보인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27년 동안 종신집권했던 마오쩌둥 사망 이후 중국은 자본주의 체제를 수용했다. 마오에 대한 반발로 중국의 최고 권력은 나름의 ‘민주적(?) 절차’에 따라 10년을 주기로 교체됐다. 그러면서 글로벌 기업들에 예측 가능한 경영 환경을 제공했다. 마오식 공산주의가 그대로 유지됐다면 중국은 결코 세계의 공장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현재 중국의 체제 문제에 대해 우리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 결국 중국이라는 세계의 공장은 문을 닫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에 대처해야 할 때다. 한국 기업들이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는 것은 매우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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