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가 아들 찰리(15·이상 미국)와 출전한 이벤트대회 ‘PNC 챔피언십’에서 3년 만에 준우승을 합작했다.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리츠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마무리된 대회에서 베른하르트 랑거(67), 아들 제이슨(24·이상 독일) 부자와 연장 대결 끝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우즈 부자는 이날 최종 2라운드에 우즈의 상징과 같은 빨간색 셔츠를 맞춰 입고 경기에 나섰다. 공동 선두로 전날 1라운드를 마친 우즈 부자는 이날 4번홀(파3)에서 찰리가 홀인원에 성공하면서 한때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서기도 했다. 찰리는 178야드(약 163m) 거리에서 7번 아이언으로 스윙해 곧바로 홀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2020년부터 5년 연속 이 대회에 출전한 찰리의 첫 홀인원이다.
티샷 뒤 갤러리들의 환호에 어리둥절해하던 찰리는 아버지가 자신을 격하게 끌어안은 뒤에야 홀인원임을 확신했다. 대회 뒤 우즈는 “찰리의 첫 홀인원을 함께해 인생의 황홀함을 느꼈다. 아직 15세인 찰리의 한계는 무한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찰리도 “이 자리에 아버지가 함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우즈의 딸 샘(17)도 캐디로 아버지의 골프백을 들었다.
우즈 부자는 이날 홀인원 외에도 버디 13개를 더해 총 1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28언더파 116타로 대회 최저타 신기록도 세웠지만 같은 스코어를 적어낸 랑거 부자와의 연장에서 패했다. 18번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에서 우즈 부자는 버디, 랑거 부자는 이글을 기록했다.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우즈 부자의 준우승이다.
우승은 놓쳤지만 필드 복귀에 대한 기대감은 높였다. 7월 디오픈 챔피언십 컷 탈락 이후 실전에 나서지 않은 우즈는 올 9월 허리 통증 치료를 위해 수술대에 올라 아직까진 내년도 투어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즈는 “나는 내년에도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랑거 부자는 PNC 챔피언십 2연패에 성공했다. 시니어 무대인 PGA투어 챔피언스에서 가장 많은 47승을 거둔 아버지 랑거는 이 대회에서도 역대 가장 많은 6번 우승을 했다. 큰아들 스테펀(34)과 2번, 막내아들 제이슨과 4번 정상에 올랐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