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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참혹해 잊혀지지 않아” 인근 주민-직장인들 눈시울

“너무 참혹해 잊혀지지 않아” 인근 주민-직장인들 눈시울

Posted January. 01, 2025 07:58,   

Updated January. 01, 202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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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 마련된 무안 제주공항 참사 합동분향소에는 이틀째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족들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자들도 분향소를 찾았다.

참사가 일어난 지 사흘째인 31일 전남 무안스포츠파크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는 오전 7시 반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분향소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지만 그 전부터 많은 조문객이 줄을 섰다. 전북 정읍에서 차로 1시간을 달려왔다는 민중원 씨(38)는 “(위패를 보니) 같은 돌림자 쓰는 분들이 있었다”며 “가족끼리 연말이라 해외로 놀러 갔을 텐데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목포에서 세 살 딸, 아내와 함께 온 김운영 씨(48)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왔다. 나이가 어린 희생자도 있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사고를 직접 목격했다는 조문객도 있었다. 무안국제공항이 위치한 망운면에 사는 송남수 씨(65)는 “사고 이후 희생자 시신을 직접 눈으로 봤다.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참혹했다”라면서 “기억이 도무지 잊히지 않아 추모하러 왔다”라고 했다.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 앞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온 근조화환들이 줄지어 놓였다. 미국과 캐나다, 중국 등에서 온 것이었다.

서울 중구 서울시청 정문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조화들 사이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신위’라는 위패가 놓였다. 대부분 검은색 옷을 차려입고 온 시민들은 국화꽃을 하나씩 내려놓으며 묵념했다.

인근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맞아 분향소를 찾았다. 대기하는 줄에 서서 눈물을 훔치거나 “너무 안타깝다”는 말을 읊조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분향소를 방문한 이모 양(18)은 “대학 입학을 앞뒀다는 희생자 사연을 읽었는데 동갑인 것 같아 마음이 더욱 먹먹했다”며 “연말이라 가족 및 친구 단위로 간 분들이 많았을 텐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많은 자원봉사자들도 분향소를 찾았다. 무안스포츠파크에서 자원봉사하고 있는 박창심 씨(67)는 “29일 사고 이후부터 사흘째 봉사 중”이라고 했다. 박 씨는 “(유가족들이) 내 자식, 내 형제 같은 마음에 일을 제쳐 두고 분향소로 왔다. 일주일 내내 이곳에 머물며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시도별 합동분향소는 지난해 12월 30일 전남 무안, 광주, 대전, 세종을 시작으로 이날 부산, 인천, 울산 등 총 10개 시도에 마련됐다. 시군구별 합동분향소는 총 68개소다. 일부는 1월 4일까지만 운영될 예정이다.


무안=이수연 lot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