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가격 경쟁력 향상…對中 중간재 수출 줄어들수도”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물리는 관세를 대폭 올리면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중국 수출이 줄면 한국의 중간재 수출이 줄어들고 과잉 생산된 중국산 제품이 국내에 더욱 많이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 경제에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KITA) 회장은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 있는 KITA 지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해) 보고를 받고 내부적으로 의견을 물어봤는데 한국 기업에 그렇게 불리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본다)”고 했다.

관세 부과로 미국에서 중국산 제품 소비가 줄면 한국 수출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무역법 301조 평가 보고서를 내고 “2018년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이후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산 수입이 4년간 연평균 20.5% 감소한 반면 한국에서의 수입은 연평균 1.9%씩 늘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 관세 정책 여파로 한국산 수출이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상현 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배터리, 철강 등 분야에서 중국산 완제품에 들어가는 한국산 중간재 수출이 정체되거나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미국으로 수출되지 못하고 한국으로 대량 유입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과잉 생산된 중국산 제품이 밀어내기 식으로 유입돼 국내 기업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며 “또한 이 같은 저가 제품이 동남아 등 유망 시장에 수출되면 한국 기업 입장에서 중장기적으로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세종=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