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수치는 미국과 유럽 국가 등 선진국에서 나타난 평균 1118%와 비교할 때 2.54배나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격장애는 스스로 성격에 문제가 있는지 잘 모르고 가정과 사회생활, 대인관계에 지장이 있으며 주변 사람이 괴롭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 자신의 문제를 남이나 사회 탓으로 돌려 극단적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 때문에 각종 범죄와 사회 갈등의 뿌리가 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류 교수는 이처럼 잠재적 인격장애자 비율이 높은 데 대해 사회적으로 가치관이 혼란한 상태에서 가정교육의 부재가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어른을 양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팀은 또 이번 조사에서 12개 유형별로 인격장애의 유무를 측정한 결과 한 개 유형 이상의 인격장애가 의심되는 사람이 무려 71.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지나치게 자신에게 집착하고 대인관계가 서툰 강박성(49.4%), 문제의 합리적 해결과 대인관계를 꺼리는 회피성(34.7%), 자신밖에 몰라 가벼운 자극에도 지나치게 반응하고 변덕이 심한 히스테리성(25.6%), 남들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편집성(22.6%) 등의 유형 순으로 많았다.
권 교수는 인격장애가 의심되는 기준점이 각국의 사회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이를 감안해 기준점을 30점에서 35점과 40점으로 각각 올려 분석했을 때도 32.7%, 22.8%로 나타났다며 이렇게 하더라도 외국보다 인격장애 가능성 비율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이훈구() 교수는 설문의 문항이 보편 타당하기 때문에 한국사회의 특수성으로 인해 인격장애 가능성 비율이 높게 나왔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면서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 학술지 정신병리와 미국의 학술지 정신의학과 임상신경과학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성주 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