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에 마라톤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은 한국과 일본이 똑같습니다. 한일 양국이 마라톤을 통해 더욱 가까워질 수 있도록 마라톤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일본육상연맹 여자 장거리마라톤 강화부장인 교포 3세 김철언(41사진) 씨는 지금 당장은 일본 육상계에서 일하고 있어 어렵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유망주를 가르쳐 한국의 기록 단축에도 기여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와세다대 졸업 후 리크루트팀에 입단해 28세까지 마라톤 선수로 활동한 뒤 리크루트팀 여자부 감독 등을 거쳐 올 4월부터 일본육상연맹 강화부장을 맡고 있다. 본관은 김해로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한국 국적을 유지해 왔다.
강화부장은 대표선수 선발 실무와 훈련 일정 등을 책임지는 직책으로 일본 체육계에서 외국인이 경기단체의 간부를 맡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김 씨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나갈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동아마라톤에서 비록 6위에 그쳤지만 생애 최고기록을 세운 게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고 소개했다. 당시 춘천에서 열린 동아마라톤에서 김 씨가 세운 기록은 2시간 11분 48초.
그는 황영주, 김완기, 이봉주 선수 등이 함께 활약한 1990년대 중후반엔 한국 마라톤이 일본보다 앞섰는데 최근엔 일본세에 밀리는 느낌이라며 마라톤 강국이 되려면 두꺼운 선수층과 유능한 지도자의 존재가 필수라고 충고했다.
김 씨는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서울국제마라톤 대회의 마스터스 분야에 2만 명 이상이 출전한다니 정말 대단하다며 제한시간과 참가비, 대회운영 방법 등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지금도 1주일에 3, 4일은 10km씩 조깅을 한다며 내년 동아마라톤 마스터스 대회에 출전해 실력을 점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원재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