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반도 유사시 미국인 독자 소개

최근 실시된 을지포커스렌즈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의 중량급 인사들이 다수 참여해 한반도 위기 발생 시 인명구조와 구호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특히 한반도 유사시 미국인과 그 가족들에 대한 독자적인 소개() 계획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을지훈련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2일까지 실시된 이번 훈련을 참관하고 관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관을 비롯해 미 국방부와 국무부 소속 관련 전문가 10여 명이 방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 국방부는 구호 전문가를 파견해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비한 인명구조와 구호 문제를 한국 측과 세부적으로 논의했으며, 유사시 주한 미국인의 독자적인 소개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는 것.

예년에 비해 훈련을 참관한 미국 측 인사들의 비중이 높았고 위기상황에 대한 논의 내용도 매우 구체적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미국이 유사시 일부 작전의 독자적인 수행을 언급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미국이 이르면 연말에 발표할 예정인 2005년 4개년 국방정책검토보고서(QDR)에 새로운 한반도 전략을 포함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로 인한 한반도 위기 초래 시 미국이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일련의 한반도 대책을 주도하겠다는 내용이 이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편 이번 훈련에는 미 육군의 우주부대도 참여해 북한 미사일에 대한 경보, 위성통신과 입체지형 지도 제공, 정밀유도무기의 정확도 측정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미 국방전문지 디펜스 뉴스가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훈련에 참가한 합동전술지상통제소(JTAGS)는 미 공군의 미사일 경보 위성에서 자료를 받은 뒤 가공해 지상군에 배분하는 역할을 했다. 이는 한반도 분쟁 시 주한미군에 대한 최대 위협 중 하나인 북한의 탄도탄 미사일을 겨냥한 경보체제.

우주지원부대는 또 주한미군과 미 본토 정책결정자들 사이의 위성통신도 담당한다고 디펜스 뉴스는 전했다.

김정안 서영아 credo@donga.com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