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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민족 사회 환영해야 강한 나라 된다

[사설] 다민족 사회 환영해야 강한 나라 된다

Posted April. 04, 2006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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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미 다민족()사회의 문턱을 넘어섰다. 지난해 결혼한 농어촌 총각 8027명 가운데 36%가 외국인 신부를 맞았다. 1998년 이전에는 국제결혼이 전체 결혼의 13%에 그쳤으나 2004년부터 10%대로 늘어 급증세다. 시골 초등학생 중에도 혼혈아가 늘어 어떤 지역은 신입생의 절반에 육박한다.

저출산과 3D업종 취업 기피 등에 따른 일부 업종의 노동력 부족은 인구구성의 다민족화를 가속시킬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 등록된 외국인은 50만 명이 넘는다. 여기에 불법 체류자와 외국인 자녀를 합치면 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인 인구가 연평균 18%씩 늘고 있다니 100만 타()인종시대는 시간문제다.

그럼에도 외국인 및 혼혈아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마침 어제 한국에 온 한국 핏줄 하인스 워드의 성공스토리에는 갈채를 보내면서도 국내의 인종 쇄국주의는 완강하다. 제삼국에서 성공한 한국계는 우러러보면서 한국에 시집온 아시안 여성은 핍박하고 그 자녀인 코시안 혼혈아를 차별하는 것은 큰 모순이다.

따지고 보면 한국도 인도 아랍 중국 일본의 피가 섞인 혼혈의 나라다. 단일민족이라는 허구()의 신화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인종과 문화는 섞일 수밖에 없고 섞일수록 강하다는 잡종강세의 원리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깨닫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순혈주의를 좇는 맹목적 폐쇄성에서 벗어나 미국과 같은 다민족 국가의 포용성과 개방성을 키워나갈 수 있다. 그것이 나라의 발전은 물론이고 인류사회에 대한 기여에도 도움이 된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은 빈곤과 질병에 노출된 외국인 거주자를 보호하고, 그 혼혈아들이 천대받지 않고 당당하게 교육받으며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피부색과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당하지 않도록 구제하는 제도도 마련해 나가야 한다. 국민이 내 안의 세계화에 실패하고는 세계화 시대에 성공하는 나라를 만들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