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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미군기지 이전 충돌

Posted April. 08, 200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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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주한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인 경기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일대의 영농을 막기 위해 농수로 폐쇄에 나서 이를 막는 주민과 강제 해산에 나선 경찰이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소속 회원 등 10여 명이 부상했다.

국방부는 7일 용역업체 직원 700명을 동원해 K-6(캠프 험프리스) 주변 이전 예정지 285만 평의 논밭에 농수를 공급하는 농수로 3곳 중 2개와 양수펌프관로 1곳을 폐쇄했다.

경찰은 이날 58개 중대 6000명을 투입했으며 현장에서 공무집행 방해 및 불법시위를 벌인 주민 30여 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

대추리 일대는 전쟁터=이날 팽성읍 K-6 미군기지 주변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400여 명의 주민들은 내 땅에서 내가 농사짓는데 왜 막느냐고 버텼고 국방부는 불법 영농행위를 더 방치했다간 미군기지 이전에 차질이 빚어진다며 강경자세를 보였다.

국방부가 폐쇄에 나선 것은 신대리와 함정리 도두리 등 3곳의 농수로. 안성천으로부터 물이 들어오는 이곳이 끊기면 기지 이전 예정지 285만 평에서의 영농행위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용역업체 직원과 굴착기, 불도저, 레미콘 등 중장비 10여 대가 4개 조로 나눠 투입됐다.

오전 9시 30분경 도두리 농수로를 폐쇄하기 위해 국방부 용역업체 직원 100여 명이 굴착기를 앞세우고 함정리 앞 늘소망교회를 통과하려 하자 범대위 측 50여 명이 골목길을 막고 나섰다. 좁은 골목길 뒤편엔 경찰 7개 중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밀어버려. 너희들, 나라 팔아먹는 놈들 앞잡이 서지 마. 고성이 오간 뒤 순식간에 용역직원과 범대위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양측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300여 m 떨어진 함정리 농수로에서는 경찰 11개 중대의 보호 아래 굴착기 한 대가 함정리 일대에 물을 공급하는 농수로를 파헤쳤고 우여곡절 끝에 낮 12시 반경 레미콘 차량이 콘크리트를 쏟아 부으면서 농수로가 폐쇄됐다.

결국 국방부의 요청을 받은 경찰은 이날 오후 3시경부터 강제 해산에 나섰고 국방부는 나머지 도두리 농수로를 추가로 폐쇄했다.

그러나 신대리 농수로는 반발이 심해 폐쇄하지 못했다.

왜 강력 반발하나=주민들의 반발의 이면에는 내 땅과 고향을 버리기 싫다는 감정적인 면 외에 현재의 보상가로는 다른 곳에 가서 정착하기가 힘들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하고 있다.

특히 반발이 심한 대추리와 도두리 주민 297가구 중 51%가 협의매수에 합의했을 뿐 나머지는 법원에 공탁한 뒤 강제 수용한 실정이다. 전체적으로는 현재 70여만 평이 공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민들은 평당 14만 원 안팎으로 보상을 받았으나 예정지에서 벗어난 주변 지역 시세는 20만30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며 조상대대로 살아온 땅을 떠나기도 싫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국방부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지만 주민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반미 외부 세력이 오히려 주민들을 호도하는 측면이 크다고 주장했다.

현재 주민들은 평택지원특별법에 따라 3개 이주단지 조성, 현대건설의 서산농장 대체농지 알선 등 주민 생계를 위한 특별지원대책을 받을 수 있다.

국방부는 7월부터 시작될 이전 부지 성토작업 등 모든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앞으로 대응수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경현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