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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DJ, 미사일 발사 위협 속에 꼭 북에 가야 하나

[사설] DJ, 미사일 발사 위협 속에 꼭 북에 가야 하나

Posted June. 20, 20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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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를 끝내고 발사 시기만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우려가 크다. 미국과 일본은 29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이 발사를 강행할 경우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로 간주해 강경 대응을 천명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방북을 재고하는 것이 옳다. 자칫하면 북의 미사일 장난에 말려들어 한미일 공동 대응에 균열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DJ는 원래 27일경 방북하기로 돼 있었으나 북으로부터 아직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어떤 확답도 듣지 못했다고 한다. 차라리 잘된 일이다. 약속을 밥 먹듯 뒤집는 북의 행태를 보나, 심심하면 미사일 발사 위협으로 주변 정세를 불안케 하는 고질적인 불량 국가적 행태를 보나 지금은 방북의 적기가 아니다.

DJ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서 6자회담에 나와 핵 포기와 북-미관계 정상화, 경제지원 등을 맞바꾸는 일괄 타결에 응하라고 설득할 생각이겠지만 김 위원장이 이를 받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 벼랑 끝 전술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얻어 내려는 김 위원장은 미국과의 직접 교섭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북은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고, 미국을 제국주의 국가로 몰아붙임으로써 한미관계를 이간질하는데 DJ를 이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해도 방북한 DJ가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했을 때 미일 양국의 눈에 어떻게 비치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정부는 남북관계를 의식해 미일의 강경 대응 방침에 내심 동조하지 않고 있다. 정부 내에선 우리는 이미 북한 장사정포의 위협 아래 있으므로 대포동 미사일이 새로운 위협은 아니다는 해괴한 주장까지 나온다고 한다. 정말 당혹스럽다. 우리에게 위협만 안 되면 동맹 또는 우방인 미일이야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말인가. 정부마저 이런데 DJ까지 나서서 어쩔 셈인가. 지금은 어느 한쪽이라도 자제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