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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대한다고 못 만나나 달라이라마와 오늘 회동

중반대한다고 못 만나나 달라이라마와 오늘 회동

Posted September. 23, 2007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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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사진) 독일 총리가 23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난다. 독일 정부 수반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것은 메르켈 총리가 처음이다. 중국이 이에 강력히 항의하면서 세계 최대 수출국인 독일의 재계까지 나서 중국과의 무역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지만 메르켈 총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중국은 14일 메르켈 총리와 달라이 라마 회동 계획이 발표되자 즉각 미하엘 섀퍼 중국 주재 독일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달라이 라마는 최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 한 인터뷰에서 정치 지도자들은 대통령이나 총리 등이 되기 전에는 나를 만나 주지만 현직에 오르면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나를 피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야당 시절 달라이 라마를 만난 바 있는 메르켈 총리는 현직에 올라서도 만남을 회피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의 인권 탄압에 대한 엄중한 경고의 표시로 독일의 국제 위상을 높이는 용기 있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20일에는 알프레트 구젠바워 오스트리아 총리와 만났다. 중국은 오스트리아 측에도 내정 간섭이라며 압력을 가했지만 구젠바워 총리는 빈과 오스트리아는 대화의 장소라며 굽히지 않았다.

이에 앞서 올해 6월에는 존 하워드 호주 총리가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달라이 라마는 다음 달 17일 미국 워싱턴으로 건너가 미 의회가 수여하는 최고시민상(연방의회 금메달)을 받는다. 미 상하 양원은 지난해 달라이 라마에게 최고시민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으며 당시 중국 정부는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미 의회의 최고시민상 역대 수상자에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마틴 루서 킹 목사, 테레사 수녀 등이 포함돼 있다. 달라이 라마로서는 1989년 노벨평화상 수상 이래 받는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

서방 국가의 이 같은 조치는 다음 해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인권상황 개선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의 불교계를 중심으로 한 종교계는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여러 차례 달라이 라마를 초청했으나 한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에게 입국 비자조차 내 주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국가수반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않더라도 최소한 입국은 허용하고 있다.



송평인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