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중 관제 민족주의 통제불능상태 우려

Posted April. 29, 2008 08:17,   

日本語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민족주의가 거세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중국의 올림픽 민족주의는 중국의 티베트 시위 무력탄압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항의 및 성화 봉송 저지가 잇따르자 이에 대한 중국인들의 대응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과거와는 달리 한층 공세적이고 공격적인 양상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엔 맹목적 애국주의가 폭력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국인 폭력엔 침묵=왜 한국 언론은 중국 유학생이 얻어맞은 것은 보도하지 않고 중국 유학생들의 폭력행위만 보도하나?

27일 서울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의 성화 봉송 보도를 본 중국 유학생들의 불만이다. 중국의 유명 인터넷 토론방인 톈야(http://cache.tianya.cn/)에는 중국 유학생이 뭔가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는 사진이 올려져 있다.

성화 봉송 지지자와 반대자가 충돌한 만큼 중국 유학생도 다쳤을 것은 뻔하다. 하지만 이 토론방에서는 수가 훨씬 많았던 중국 유학생의 투석과 짓밟기 등 폭력에 대한 자성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중국인들은 또 최근 국제사회의 비판에 맞서 입 닥쳐 CNN 등의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사 입거나 외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공세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들은 자국인에 대한 마녀사냥도 서슴지 않는다. 9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듀크대의 한 광장에서 티베트 사태를 둘러싼 친반 중국 시위대가 대치했을 때 양측의 대화를 중재하려 한 왕첸위안(20여) 씨는 민족반역자로 낙인찍혔다. 그의 고향 집엔 오물이 뿌려졌다.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성화 봉송 길에서 안간힘을 다해 성화를 지켜 애국 영웅으로 떠받들어진 장애인 펜싱선수 진징(여) 씨도 비이성적인 까르푸 불매운동을 반대했다가 하루아침에 매국노로 전락했다.

중국 정부 묵인과 방조=중국 정부는 그동안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사회 불만이 점차 증대하자 내부 단합을 도모하고 국민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애국주의 교육을 강화해 왔다.

1994년부터 시작된 애국주의 교육은 당초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중국 내 단합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경제력이 날로 커지면서 서방 선진국의 견제가 날로 심해지자 점차 화살을 밖으로 겨누고 있다.

티베트 사태와 성화 봉송을 계기로 들불처럼 일어난 이번 민족주의 열기도 중국 정부의 묵인 아래 관영 언론들이 티베트 사태의 원인을 달라이라마에 전가하고 서방 언론의 보도를 왜곡보도라고 집중 강조한 데서 촉발된 것으로 분석된다.

공산당에게도 양날의 칼=이처럼 공격적이고 비이성적인 민족주의에 대해 중국 공산당까지도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아직까지는 중국 공산당의 통제 아래 움직이고 있지만 2억2000만 명으로 불어난 중국 누리꾼들이 언제 중국 공산당에게 칼을 겨눌지 모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이성적 애국주의를 강조하며 과열된 애국주의의 진정에 나선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진영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국의 경제력이 급부상하면서 중국의 민족주의가 최근 중화주의로 점차 변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공격적 요소가 바뀌지 않는다면 주변 국가는 물론 세계질서의 분쟁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종대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