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에 이은 방사능 공포 확산으로 항공사의 일본 노선 탑승객이 10% 이상 감소한 가운데 최근 국내 항공사들이 제주 탑승객 모시기에 나섰다. 일본 대신 제주를 택하는 관광객들을 잡겠다는 의도다. 대형 항공사는 물론이고 저가 항공사들까지 제주노선을 확대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등 제주노선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아시아나항공은 6일 제주공항 내 아시아나 탑승수속 카운터, 라운지 등을 리모델링해 새롭게 선보였다. 탑승수속 카운터는 10개에서 13개로 3개 늘렸고 라운지 좌석도 20석에서 45석으로 확대했다. 제주도를 방문하는 가족여행객과 골프여행객이 늘어날 것을 고려한 조치다. 또 빠른 탑승을 위해 무인수속기도 2대에서 5대로 추가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대신 제주를 선택하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마침 유채꽃이 피는 4, 5월은 제주 관광성수기여서 대대적인 투자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역시 5월부터 김포-제주노선 하루 평균 운항편수를 38편에서 46편으로 늘릴 예정이다. 또 두 항공사는 다음 달 1일부터 제주도 밖에 거주하는 재외 제주도민에게 항공료의 10%를 할인해줄 계획이다.
저가 항공사들도 제주 고객 잡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티웨이항공은 준비 중이던 티패스 할인 프로그램을 예정보다 먼저 내놓았다. 티패스 할인프로그램이란 티웨이항공과 제휴한 제주도의 상점에 탑승권을 제시하면 일정 비율 할인받을 수 있는 제도. 당초 전국 규모로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서둘러 제주도만 먼저 내놓았다. 티웨이항공은 항공편도 2편 늘려 총 26편을 운항하기로 했다.
진에어 역시 일본으로 여행을 가려던 사람들이 제주로 선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서비스를 강화했다. 제주 현지에서 쓸 수 있는 각종 할인쿠폰 제휴업체를 6개 더 늘렸다. 쿠폰 종류를 전보다 확대해 제주행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에어부산도 최근 김포-제주노선을 신설했다. 에어부산은 여기에 더해 승객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4월 한 달 동안은 인터넷예매 고객을 대상으로 부산-제주행 티켓은 최대 50%, 김포-제주행 티켓은 75%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하는 행사를 실시한다.
김기용 장선희 kky@donga.com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