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이틀째인 20일 개성공단은 국가 애도기간에도 불구하고 북측 근로자들이 대부분 정상출근을 하고 조업을 이어갔다. 우려했던 생산라인 가동중단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남측과, 달러 수익원을 유지하려는 북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와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경 조기퇴근을 실시한 일부 업체를 포함해 대부분의 입주기업은 북측 근로자들이 이날 오전 8시 반9시 반 출근을 하고 조업에 들어갔다. 최보선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개성공단은 여느 때처럼 오전 8시 30분부터 정상적인 출입경이 진행되고 있다며 개성공단 출퇴근 도로 보수공사와 소방서 건설공사도 예정대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개성공단에 체류하고 있는 남측 인원은 770명이다.
입주기업들에 따르면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아직까지 조문을 위한 일시 휴업조치 등을 요구하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들은 북측의 요청이 있으면 생산 감소에 따른 손실이 일부 나더라도 북측 근로자들을 교대로 조문행사에 참여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날 개성공단기업협회 대책회의에 참석한 입주기업 대표들 사이에선 불안 속 낙관론이 대세를 이뤘다. 배해동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천안함이 북측과 교전을 벌였을 때도 멈추지 않은 개성공단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며 북에서도 올해 인력을 늘려줬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연간 5000만 달러의 수익을 내는 달러 박스를 포기하긴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일부 입주 기업인은 향후 불안한 남북관계로 2009년처럼 출입경 제한조치가 내려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상운 조숭호 sukim@donga.com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