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경기 내용을 조작한 브로커들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필리핀에 불법 도박 사이트 서버를 둔 뒤 조작된 경기 내용을 바탕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프로배구 경기 조작 브로커로 알려진 강모 씨(29)는 이날 오전 대구구치소 면회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지인 이모 씨(29구속)가 프로스포츠에서 경기 내용을 조작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프로배구에서 경기 내용을 조작하려는데 우선 돈이 필요하다고 부탁해 빌려줬다고 밝혔다. 또 프로배구에 일부 관여한 것은 맞지만 프로야구 브로커는 내가 아니라 따로 있다며 현재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김모 씨(25구속 수감)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고 대구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본보는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이날 김 씨에게 면회를 신청했지만 김 씨는 거부했다.
또 강 씨는 내가 연예기획사 설립을 추진하던 중 개그맨 등 연예인과 친해져 이번 사건에 연예인 개입설이 나온 것 같은데 해당 연예인은 상관없다라며 돈만 빌려줬는데 핵심 브로커로 지목된 것은 너무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프로야구 경기 조작 과정에서 선수를 모집하는 선수 포섭 브로커 역할을 한 아마추어 야구 투수 출신 김모 씨(26)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김 씨는 2010년 시즌에서 후배 투수들을 포섭해 몇 경기에서 해당 투수가 첫 이닝에 볼넷을 던지면 사례금 수백만 원을 주겠다고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를 상대로 당시 접근했던 프로야구팀 선수가 몇 명인지, 실제 경기 조작을 기획한 브로커는 누구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윤희각 노인호 toto@donga.com in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