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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몰래 태아 지우기 셀프낙태약 인터넷 급속 확산 (일)

부모 몰래 태아 지우기 셀프낙태약 인터넷 급속 확산 (일)

Posted March. 28, 201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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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낙태약이 온라인을 통해 국내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산부인과 낙태 시술이 사실상 사라지자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하게 태아를 지울 수 있는 이른바 셀프 낙태약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이다. 주로 태국 등 동남아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현지에서 약을 대리구매한 뒤 35만50만 원을 받고 한국으로 국제 배송하는 방식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의 약은 RU486(미페프리스톤, 미페진, 미페프렉스)으로, 국내에서 시판되는 사후피임약과 달리 수정란이 착상에 성공해 태아가 자라고 있는 상태에서 낙태시키는 약이다. 한국에서는 낙태가 불법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유통될 수 없다. 프랑스나 미국 등에서도 시판은 되지만 반드시 의사의 진찰을 거친 뒤 출혈 위험이 없는 임신부에 한해 초기 임신 단계에만 복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전문가 진단이나 복용안내 없이 임신 9주 전까지는 먹기만 하면 무조건 낙태된다고 온라인상에 잘못 알려져 있는 탓에 남용과 그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이다.

기자가 구글과 네이버, 다음에 각각 미페프리스톤 RU486 등 약 이름을 검색하자 약을 판매한다는 광고 글 10여 개가 떴다. 이 중 두 명의 판매자에게 아직 결혼 계획이 없는 학생으로 가장해 e메일을 보내본 결과 양쪽 모두 24시간 내로 약만 먹으면 낙태할 수 있다는 내용의 답장이 왔다.

태국에서 약을 구매대행하고 있다는 한 남성 판매자는 임신 7주 이내에 먹으면 유산효과를 볼 수 있다. 복용 후 812일 이내에 출혈이 생기면 낙태에 성공한 것이다. 사출된 태아를 체외로 배출하게 하는 유도분만제까지 포함해 5알에 선불 35만 원, 배송기간은 서울 경기 2일, 그 외 지방은 3일이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이어진 국제전화 통화에서 그는 구역질과 어지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좀 참으면 되니 불안해할 것 없다며 화장품처럼 잘 포장해서 보내면 세관에도 절대 걸리지 않으니 걱정 말라고 안심시켰다. 그는 통화 내내 우리가 파는 건 중국산 짝퉁 낙태약과는 차원이 다른 미국산 정품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판매자 역시 이틀이면 약을 구할 수 있으니 원하면 입금부터 하라는 e메일을 보내왔다.

전문가 진단 없이 낙태약을 복용한 뒤 후유증에 시달리는 피해자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온라인 게시판마다 약을 먹은 뒤 하혈이 멈추지 않는다 약을 먹었는데도 임신테스트기에 양성으로 나온다는 등 관련 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대부분 산부인과들이 낙태 시술을 엄격하게 금지하다보니 아이를 책임질 수 없는 청소년층의 문의와 상담이 줄을 이었다. A 양(16)은 네이버 지식인에 지난해에 낙태약을 먹고 아이를 지웠는데 부작용이 심해 불임이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 거래 과정에서 사기도 적잖이 발생한다. 스스로를 미성년자 학생이라 소개한 B 양은 낙태수술을 받지 못해 남자친구와 어렵게 50만 원을 모아 태국 판매자에게 보냈는데 입금 직후 연락이 끊겼다며 불법 낙태약을 구매하려던 거라 경찰에 신고도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의 모임 대변인인 최안나 산부인과 전문의는 임신주기를 정확히 알지 못해 약을 잘못 복용한 경우 과다 출혈로 응급수술까지 갈 수 있다며 자살 사이트에서 청산가리가 유통되는 것과 같은 상황인데도 정부는 온라인상의 불법 낙태약 유통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계좌추적 등을 통해 광고 글을 올린 판매책을 추적하고 있다.



김지현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