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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지금 할랄 음식 열풍

Posted April. 06, 2012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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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이슬람 국가들의 경제적 유대가 강화되면서 홍콩이 이슬람 자본과 사업가들을 끌어들이는 중개지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 인터넷판은 최근 홍콩에서는 이슬람 국가에서 온 사업가들을 겨냥한 할랄 음식이 유행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할랄 음식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만든 음식이다. 홍콩을 비롯한 중국과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 등 이슬람 국가들의 교류가 증가하면서 홍콩을 찾는 이슬람 사업가들을 겨냥해 할랄 음식이나 돼지고기를 이용하지 않은 만두 등을 파는 식당이 증가한 것이다. 돼지고기는 중국에서 널리 쓰이는 음식 재료지만 이슬람교에서는 금지하고 있다.

홍콩 관광청에 따르면 홍콩을 찾는 중동지역 여행객은 매년 20%씩 증가하고 있다. 2010년 홍콩에는 할랄 인증을 받은 식당과 식품점이 14곳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그 수가 3배 정도 증가했다. 홍콩의 유명 번화가인 침사추이 지역에만 정식 할랄 인증을 받은 식당이 13곳이나 있다. 침사추이에서는 자국에서 판매하기 위해 중국 본토에서 만든 휴대전화를 대량으로 구매하려는 중동,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사업가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타임은 최근 홍콩에서 불고 있는 이슬람 친화적인 변화는 홍콩을 비롯한 중국의 이슬람 자본 끌어안기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자연자원이 풍부한 이슬람 국가들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아랍투자진흥위원회의 마훙잔 회장은 미국에서 911테러가 발생한 이후 중국과 이슬람 국가 간 무역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며 이는 서방의 비자를 얻기 힘들어진 이슬람 사업가들이 중국으로 떼 지어 몰려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에서 빈발하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로 이슬람에 대한 반감이 증가하고 있는 점 역시 이슬람 국가들이 중국으로 향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 회장은 중국과 이슬람 국가들의 교역 확대는 중국에 아주 중요하다며 이슬람 국가들의 자원과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중국의 공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 이슬람 국가들의 교류가 급증하면서 홍콩은 양자를 중개하는 매개지로서 자리매김하게 됐다. 여기에는 음식과 같은 문화적 부문뿐만 아니라 이슬람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이슬람 자본시장 형성까지 포함된다. 홍콩 금융서비스 및 재정국 대변인은 최근 우리는 대규모 이슬람 자본시장을 발달시키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홍콩의 이슬람 자본시장 형성은 2008년 홍콩특별행정구 입법회(국회)에서 처음 논의된 이후 홍콩의 주요 과제로 인식돼 왔다. 이는 수쿠크라고 불리는 이슬람채권 발행도 포함된다.

수쿠크는 이자 취득을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특정 자산에 투자해서 얻는 수익을 배당금 형태로 지급한다. 한국에서도 중동의 오일머니를 유치하기 위해 2009년부터 기획재정부 주도로 수쿠크의 투자 수익에 대해 이자와 똑같이 인정해 과세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특정 종교에 특혜를 준다는 기독교계의 반발로 지난해 2월 국회 통과가 무산된 후 국회 차원에서 더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주애진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