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외면당한 신고에 책임지고 물러나겠다 (일)

외면당한 신고에 책임지고 물러나겠다 (일)

Posted April. 10, 2012 08:55,   

日本語

동아일보가 수원 20대 여성 피살 사건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경찰의 무능과 거짓말을 폭로한 지 사흘 만인 9일 조현오 경찰청장이 전격 사의를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1시간 만에 조 청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번 사건의 관할 지방청장인 서천호 경기경찰청장도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조 청장은 9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아일보 (6일자) 보도를 보고 사실 확인을 해보니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문제가 드러났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청장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이어 112 신고센터와 같은 중요한 부서에 무능하고 무성의한 사람이 발령을 받은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지방경찰청장들뿐 아니라 저도 그 점을 알고 있었는데 그 문제를 방치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를 통해 112 신고센터의 상황 오판과 허술한 대처, 부실 수색, 사건 축소 및 거짓 해명 등의 문제를 인정했다. 조 청장은 사표가 수리될 때까지 112 신고센터와 종합 상황실 제도 개선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 청장의 공식 사퇴 시기는 총선 이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청장은 사퇴 의사를 밝히며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혼자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 기자회견은 조 청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회견 직전 원고를 바꿔 사퇴라는 문구를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조 청장의 사의 표명을 곧바로 수용하면서 이번 사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악재가 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조 청장은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조 청장이 사퇴하면 김기용 경찰청 차장이 직무를 대행한다. 후임 청장에는 김 차장과 이강덕 서울경찰청장, 이성한 부산경찰청장, 강경량 경찰대학장, 모강인 해양경찰청장 등이 거론된다. 유력한 차기 경찰청장으로 거론되던 이강덕 서울청장은 민간인 사찰 당시 공직기강팀장으로 일한 경력 때문에 낙점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광영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