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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최악의 실패 이유 (일)

Posted April. 14, 201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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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성 3호 인공위성을 실은 북한 로켓 은하 3호가 발사 2분여 만에 공중 폭발함으로써 실패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 당국은 현재까지 파악된 정보로 볼 때 로켓의 1단 추진체에 결함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민간 항공우주 전문가들도 1단 추진체 문제로 공중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1단 엔진의 문제가 아니라 2단으로 분리가 되지 않으면서 폭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로켓이 정상궤도를 벗어나자 자동폭발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1단 엔진 결함 가능성 커

전문가들은 발사 직후에 폭발했다는 점에서 1단 로켓 추진엔진의 결함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발사한 지 2분도 안 돼 공중 폭발한 것은 1단 추진체가 분리되기 전에 이미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라며 엔진 내부에서 리크(연료누수)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내부 연료 배관이 압력을 못 견뎌 공중 폭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료누수가 생긴 것은 로켓의 꼭대기에 탑재된 100kg의 광명성 3호를 우주 궤도에 올리기 위해 1단 추진체의 추진력을 과도하게 높였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한은 이번에 발사하는 장거리로켓으로 광명성 3호를 고도 500km의 인공위성궤도인 태양동기궤도(원궤도)에 진입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궤도는 2009년 4월 쏴 올린 장거리 로켓에 탑재된 광명성 2호의 진입 궤도보다 200km 이상 높아 북한은 추진력을 한층 높인 추진체를 제작했을 것으로 보인다. 추진체의 출력을 높일수록 엔진 내부의 배관이나 밸브에 가해지는 압력도 급격히 높아진다. 발사 이후 그 압력을 못 견뎌 연료나 내부 충전물이 밖으로 새면서 공중 폭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임진식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원은 연료 밸브 하나 때문에 로켓 전체가 폭발할 수도 있다며 ADD도 조사단을 꾸려 관련 내용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단 분리 실패가 원인일 수도

1단 엔진이 아니라 2단 로켓의 분리가 안 되면서 폭발했을 가능성도 나왔다. 한국형액체로켓(KSR-III) 개발을 추진했던 채연석 항우연 연구위원(전 원장)은 로켓의 고도가 151km까지 올라갔다는 점으로 보아 1단 로켓은 충분한 힘을 발휘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단 로켓을 고도에 따라 점화되도록 설계했다면, 1단과 2단 로켓이 미처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길이 치솟아 폭발하게 된다면서 그럴 경우 1, 2단 로켓이 모두 파괴돼 관성에 의해 수십 개 파편으로 나뉘어 튀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사 직후 추진체 이상으로 로켓이 정상궤도를 벗어나자 자동폭발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북한도 최근 동창리 기지를 방문한 외신기자들에게 장거리로켓이 궤도를 이탈하면 자동폭발 장치가 가동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이 쏴 올린 로켓의 비행궤도가 당초 예고한 궤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아 자폭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로켓의 잔해가 평택과 군산의 서쪽 100150km 해상에 떨어진 점으로 볼 때 로켓이 예정궤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자폭으로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정황이 없다고 말했다.



전승민 윤상호 enhanced@donga.com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