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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만행, 홀로코스트처럼 알려야

Posted May. 21, 201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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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을 탄압했던 독일 나치의 만행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홀로코스트 희생자처럼 똑같은 역사의 피해자다. 이를 홀로코스트처럼 널리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

18일 미 뉴욕 시 퀸스 플러싱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피터 쿠 뉴욕시의원은 플러싱에 제2의 기림비 설립과 위안부 추모 거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미 뉴저지 주 팰리세이즈파크 시에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에 이어 뉴욕시에서도 위안부를 알리는 일을 추진하고 있는 그의 행보에 일본인들은 연일 항의서한을 보내고 있으며 미 주요 언론들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은 반()일본적 사업이 아니며 인류의 오랜 가치인 인권의 문제다. 미일()관계 악화를 내세우는 일본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일본은 홀로코스트 피해자에게 사과했던 독일처럼 먼저 사과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 의원은 기자에게 최근 일본인들에게 받은 20통의 서한을 보여주었다. 적게는 A4용지 1쪽, 많게는 첨부물까지 8쪽에 이르는 편지들은 단어만 바꾼 비슷한 내용들을 각자 다른 일본인 서명으로 도쿄 등에서 보내온 것들이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위안부는 전쟁 중 매춘부(prostitute in a war time)였다. 돈을 바라고 스스로 한 일이라며 한국 정부와 단체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 의원은 한 일본인은 만약 위안부 기림비를 설립할 경우 일본 국민은 물론이고 뉴욕 시를 많이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크게 실망할 것이라는 말로 위협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인들이 다른 뉴욕 시 의원들에게도 서한을 보내 피터 쿠 의원의 기림비 설립을 막아 달라고 한 것과 관련해 플러싱 지역구에서 독립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일이며 뉴욕시의회까지 올라갈 사안이 아닌데도 이들이 착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몇 달 전에는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실에서도 이 내용을 자세하게 물어왔다며 여러 경로에서 압력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는 (일본의 이런 움직임이) 기림비 설립과 위안부 거리 조성을 추진하는 데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 의원은 이미 뉴욕 시에 플러싱 위안부 추모거리를 포함해 25개의 뉴욕 시 거리명 변경 계획이 올라갔다. 블룸버그 시장이 이를 거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기림비 설립 문제는 시 소유지를 사용할 경우 다소 복잡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뉴욕 시가 허가하지 않을 경우 민간 용지와 건물에 설립하는 방식으로 반드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한국의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플러싱 지역에 많이 거주하는 한인 유권자와 한인 시민단체가 2010년경 직접 찾아와 위안부의 존재를 알린 것이 발단이 됐다. 쿠 의원은 사실 그전에는 위안부의 존재를 나도 알지 못했다. 이후 관련 세미나와 심포지엄 행사를 다니면서 이 문제를 꼭 미국 내에 알려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아픈 일이 다시 벌어져서 되겠느냐. 미국의 자라나는 세대에게 인권을 철저하게 유린했던 역사의 아픔을 가르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게 나의 소명이라고도 했다. 쿠 의원은 홍콩에서 1971년 이민 온 중국계 미국인으로 2010년 1월 1일 뉴욕 시 의원으로 선출됐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19일자 뉴저지의 위안부 기림비가 오랜 불화를 심화시키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이 최근 팰리세이즈파크에 있는 위안부 기림비의 철거를 요구했다 거부당한 사연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이 기사에는 전 세계에서 200건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 일본의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한 누리꾼은 일본이 미국에 진주만 기념비 철거를 요구할 수 있겠나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으며 유럽에 사는 한 누리꾼도 기림비를 더 세울 수 있도록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진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