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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핵실험하는 북 포기하고 한반도 통일 적극 지지해야 (일)

중, 핵실험하는 북 포기하고 한반도 통일 적극 지지해야 (일)

Posted March. 01, 2013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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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의 고급간부를 양성하는 국립 교육기관에서 3차 핵실험을 계기로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고 한반도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환추()시보 등 언론매체가 대북 정책의 변화를 촉구한 적이 있지만 공산당의 지도이념과 통치철학을 제시하는 기관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중공중앙당교가 발행하는 쉐시()시보의 덩위원(사진) 부편심(편집 및 심사 담당)은 2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중-북 관계를 재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북한 포기론의 5대 근거를 제시했다.

덩 부편심은 중국과 북한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데올로기에 기초한 국가관계는 위험하다며 중국과 북한은 비록 같은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양국의 차이는 중국과 서방의 차이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갖고 있는 지정학적 가치도 이제 낡은 개념이라며 북한이 냉전 때 쓸모 있는 친구였지만 오늘날에도 그런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북핵에 대응해 선제공격하면 중국이 분쟁에 말려들어 불이익이 초래된다는 것이다.

덩 부편심은 북한 체제의 존속 가능성에도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북한은 개혁 개방을 하지 않겠지만 만일 개방의 문이 조금이라도 열리면 정권이 붕괴되고 말 것이라며 왜 조만간 멸망할 정권과 관계를 유지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점도 북한 포기론의 근거로 제시했다. 덩 부편심은 중국은 북한을 625전쟁 때 함께 피를 나눈 혈맹이라고 생각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며 북한은 1960년대 초에 전쟁사를 다시 쓰면서 김일성의 절대적 권위를 수립하기 위해 중국의 흔적을 모두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군 전사자 묘지는 평평하게 갈아엎었고 오직 김일성만이 영광을 독차지했다며 북한 주민은 중국과의 관계를 털어내는 것을 독립과 자주의 표현으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덩 부편심은 마지막으로 북한의 핵무기가 중국을 겨냥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일단 핵무기를 보유하면 변덕스러운 김정은 정권이 중국을 상대로 핵 블랙메일을 보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정일은 2009년 방북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이 북한을 도와준다면 북한은 중국을 견제하는 가장 강력한 요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북-미 관계가 좋아지면 북한은 중국의 팔을 비틀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덩 부편심은 북한을 포기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한반도 통일의 주도권을 중국이 쥐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남북이 통일되면 한미일 간 전략적 동맹이 흔들리고 중국에 대한 압력이 완화된다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북한에 친중() 정권을 세운 뒤 안보를 보장해줌으로써 핵무기를 포기하고 정상 국가의 길에 들어서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당교는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가 작년까지 교장으로 있었다. 현재는 류윈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교장이다.



고기정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