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한국대사관을 국정감사하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 5명의 13일 첫 일정은 현대자동차 베이징공장 견학과 장이머우 감독 연출 대형 뮤지컬 금면왕조 관람이었다. 금면왕조는 중국 고대신화 속 두 남녀의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룬 로맨스 뮤지컬로 외교안보 현안을 다루는 주중 한국대사관 업무와 무관하다. 이틀 국감 중 하루를 국감과 아무 상관없는 공연 관람과 자동차공장 구경에 허비했다니 세금이 아까운 이런 외유() 국감을 누구 좋으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뮤지컬을 관람한 사람은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김성곤 심재권 김 현 의원과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다. 뮤지컬 티켓 값을 국감비용에서 댄 것은 공금 유용이나 다름없는 혈세 낭비다. 이런 식으로 예산을 쓰니 2012년 재외공관 감사를 포함한 외통위의 국감경비가 4억 5000여만원으로 전체 국감 경비의 3분의 1, 다른 상임위의 평균 5배나 됐다. 정작 의원들이 김정은 건강, 미국이 추진하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제)의 한국 배치 등을 묻는 국감은 14일 3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더구나 해외공관대리기사 폭행사건의 공동정범으로 고소당한 김현 의원은 자숙은커녕 주재원들은 왜 인사 안하느냐라고 해외에서까지 갑()질을 했다.
그런데도 주중 대사관이 뮤지컬은 현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차원 주재관들이 의원들에게 인사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대리 해명에 나선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대사관이 이런 식의 외유성 국감에 익숙한 탓인가 아니면 외통위의 중진급 의원이 해명하라고 또 한번 갑질을 한 것인가.
국회 정무위원회도 17일부터 이틀간 베이징과 도쿄의 은행 부당대출을 감사한다는 명목으로 출장 국감을 나간다고 한다. 금융감독원 현지사무소 직원이 고작 23명인데 국회의원 23명이 총출동한다니 코미디 같은 일이다. 부당대출 감사가 목적이라면 국내에서 금감원과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질의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때만 되면 재외공관 감사를 한다고 국회의원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나라는 한국 외에 본 적이 없다. 이들에게 주는 비즈니스클래스 항공권과 특급호텔 비용, 재외공관들의 접대까지 모두 국민세금이라는 사실이 너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