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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김재형 대법관 “사법부, 모든문제 해결하려 해선 안돼” 쓴소리

‘퇴임’ 김재형 대법관 “사법부, 모든문제 해결하려 해선 안돼” 쓴소리

Posted September. 03, 2022 07:46,   

Updated September. 03, 2022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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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모든 문제를 사법부가 나서서 해결하려고 해서도 안 되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김재형 대법관(57·사법연수원 18기)이 2일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입법이나 정치의 영역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안인데도 법원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입법과 사법의 경계가 분명한 것은 아니다”라며 “저는 너무 쉽게 (입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문제를 넘기지 않고 사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에 관해 힘닿는 데까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김 대법관은 또 “우리 사회는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지만 대법관을 보수 혹은 진보로 분류해 어느 한쪽에 가둬두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말하자면 저는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니다. 그렇다고 그 중간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선 김 대법관이 강제징용 문제와 최근 불거진 국민의힘 내부의 법정 다툼 등을 염두에 두고 ‘쓴소리’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법관은 올 4월 미쓰비시중공업이 특허권 2건에 대한 매각명령에 불복해 낸 재항고 사건의 주심을 맡았지만 이날 퇴임식 전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또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의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시작으로 잇달아 소송전을 벌였고 여당 일부 의원들은 지난달 26일 법원이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자 재판장을 “특정 연구회 출신”이라며 인신공격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김 대법관은 과거 판결문 등에서도 이 같은 내용의 소신을 여러 차례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성기자 kts57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