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님, 고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님, 그리고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에서 열린 ‘포니 쿠페 콘셉트카(개발 방향성을 담은 시제차)’ 복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현대차의 과거를 통해 미래 방향성을 모색하는 헤리티지(유산) 브랜드 플랫폼 ‘현대 리유니온’ 출범과 함께, 1974년 제작됐다가 유실된 현대차의 첫 번째 콘셉트카 ‘포니 쿠페’를 복원하기 위해 열렸다. 현대차의 첫 독자 생산 차량인 포니의 형제 모델인 포니 쿠페는 당시 파격적이면서도 뛰어난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후 양산 직전까지 갔으나 석유 파동과 경영상 어려움이 겹치면서 세상에 등장하지 못했다. 홍수 등으로 도면과 차량이 유실되면서 복원도 쉽지 않았다.
현대차는 1970년대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동차를 국가 대표 산업으로 키우려는 선대 경영진의 의지와 현대차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려 했던 임직원들의 열정을 되새기기 위해 포니 쿠페 콘셉트카 복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완벽하게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심지어 항공기까지 무엇이든 생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독자적인 한국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실현했다”며 “함께 노력했던 좋은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작업을 맡은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자로와 그의 아들 파브리치오 주자로도 참석했다. 주자로 디자이너는 포니와 포니 쿠페, 포니 엑셀, 스텔라, 쏘나타 1, 2세대 등을 디자인했다. 정 회장은 포니 쿠페 콘셉트의 양산 여부에 대해 “고객들이 많이 좋아하면 못 할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건혁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