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중반 파리 와 1980년대 서울은 푸치니의 음악을 매개로 만날 수 있을까. 한국과 일본의 음악적 미의식은 오페라를 매개로 행복한 화합을 빚어낼 수 있을까.
국립극장의 서울 소극장 오페라 축제 가 일본 도쿄실내가극장의 참여 속에 서울 국제 소극장 오페라 축제로 새롭게 선을 보인다. 푸치니 라보엠을 번안한 서울 라보엠을 필두로 여섯 작품이 차례로 공연된다. 2월 21일3월 25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서울오페라앙상블의 서울 라보엠은 1997년 초연 당시 미국 CNN방송에 보도되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 연출가 장수동은 파리 대학가를 신촌으로, 시인 로돌포를 광주 진압군 출신의 한솔로, 폐병환자 미미를 광주 피해자로 탈바꿈시켰다.
우리 주변의 친숙한 상황을 등장시켜 공감을 얻었지만, 쓰던 원고도 불쏘시개로 난로에 넣어버리는 딜레탕트적 예술가들의 자유정신이 푸치니의 선율과 관현악속에 올올이 스며있어 즐거움조차 죄책감으로 받아들여야 했던(공지영, 고등어) 우리의 80년대 정서와 음악이 겉돈다는 불평도 샀다. 4년이 지나 관객의 평가를 다시 기다린다.
일본 작곡가의 창작오페라가 처음 소개되는 것도 관심거리. 다나카 긴의 호월전(고게쓰덴)이 한일 양국의 혼성 캐스팅으로 연주된다.
달밤에 고개를 넘던 관리가 호랑이가 된 옛친구의 혼령과 만난다는 스토리다. 같은 날 이건용 작곡의 봄봄봄도 연속 공연된다. 월드컵을 계기로 작곡된 두 작품은 지난달 일본 신국립극장에서 함께 소개된 데 이어 서울 무대에 올려지는 것.
세종오페라단은 소극장 오페라의 매력을 십분 발휘해 이미 여러 차례 공연된 메노티 작곡 노처녀와 도둑을 선보인다. 안희복오페라연구회는 비엔나 오페레타의 귀재인 레하르의 룩셈부르크 백작을 국내 초연한다. 1만2만원. 025865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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