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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강국으로 키우자

Posted February. 26, 200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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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대 기업에 진입하겠다.

국내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기업인 핸디소프트는 2003년 매출을 작년의 5배인 2000억원대로 끌어올리는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이같이 선언했다. 제조업종에서 삼성전자 포항제철 현대자동차 등이 이미 세계 선두권에 진입한 것을 고려하면 뒤늦은 일. 그러나 소프트웨어 개발의 역사가 짧고 전문인력이 절대부족한 점 등을 감안하면 100대 기업진입은 대도약을 선언한 것이었다.

한국을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키우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 소프트웨어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중대통령도 이달 중순 소프트웨어 산업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로 승부를 거는 대표적인 지식산업이다라며 관련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불법복제에 대한 엄단의지도 강하게 밝혔다. 정보통신부는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산업을 수출주력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종합계획과 대대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주소는 강국을 부르짖기에는 아직 왜소하다. 정부공공기관마저 불법복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등 오히려 불법복제의 천국이라는 오명도 갖고 있다.

초라한 현실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총매출액은 12조8298억원(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집계). 이는 세계1위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작년 매출액 28조6810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더구나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의 매출 대부분은 내수용에 지나지않는다. 지난해 한국기업의 소프트웨어 수출액은 전체 매출의 1%가 채안되는 1168억원. 우물안의 개구리라는 지적을 받아도 할말이 없는 수치다.

기업규모도 영세하고 경쟁방식도 원초적이다. 핸디소프트의 작년 매출액은 412억원, 간판스타인 한글과컴퓨터의 매출액이 350억원이었다. 중소기업 경영관리프로그램으로 국내시장을 장악한 더존디지털웨어의 네오플러스 작년 판매액이 100억원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인도에서 99년 매출액이 1억달러를 넘는 소프트웨어업체가 타타컨설턴시서비스를 비롯, 5개였던 것에 비하면 큰 격차다. 인도의 5개 소프트웨어 기업 수출액을 합하면 한국의 전체 소프트웨어 수출액을 웃돈다.

왜 소프트웨어 강국이 돼야 하나

지난 3년간 세계 경제의 연평균성장률은 3.4%인데 비해 정보통신(IT)산업의 연평균성장률은 10%에 달했다. 특히 소프트웨어산업은 앞으로 몇 년간 IT산업중 가장 높은 연평균 1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고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이 필수적인 셈이다.

소프트웨어산업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 게임소프트웨어업체인 엔씨소프트의 경우 작년 매출액의 59%가 당기순이익이었다. 고용구조의 고도화에 끼치는 영향도 크다. 국내 소프트웨어산업 종사자들의 99년 월평균임금은 220여만원으로 산업평균인 143만여원을 크게 웃돌았다.

소프트웨어 강국은 꿈인가

현재 수준만을 보면 비관적이다. 그러나 가능성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소프트웨어 매출액 증가율은 98년 25.6%, 99년 36.3%, 2000년 46.1% 등으로 매년 가속도가 붙었다. 수출액증가율도 98년 26.5%, 99년 42.6%, 2000년 57.3% 등으로 급증했다.

개별 기업의 성공도 눈에 띈다. 더존디지털웨어는 작년 매출이 147억원으로 99년보다 14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40억원을 올렸다. 이처럼 전문적인 업체중 대박을 터뜨리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해외시장을 노크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작년에 일본 수출을 시작했고 올해는 미국과 중국시장에도 진출할 계획. 한글과컴퓨터도 작년 일본에 10억원어치의 소프트웨어를 수출했다. 웹페이지 제작소프트웨어 회사인 나모인터랙티브는 이미 23개국에 소프트웨어를 수출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송민선선임연구원은 인도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주문생산방식으로 기술과 경험을 쌓고 이를 활용해 수출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나갔다면서 한국기업도 외국기업과의 제휴를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