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2일 김정일()국방위원장을 만난데 이어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했다.
페르손 총리는 이날 오후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첫 면담한 자리에서 유럽연합(EU)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간 긴장완화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이를 지원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615 남북공동선언의 지속적인 이행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 패튼 EU 대외관계담당 집행위원은 오후 4시부터 약 15분간 공식접견이 이뤄졌다고 밝히고 EU측은 미국측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미사일발사 유예선언, 국제원자력기구(IAEA)합의사항 이행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르손 총리는 3일 오전 김 국방위원장과 공식 회담을 갖고 남북 화해협력을 위한 김 국방위원장의 공동선언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고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현안을 지원하겠다는 EU대표단의 활동이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두게 될지 주목된다.
특히 두 정상의 회담에서는 3월 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간의 한미 정상회담 이후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 특히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문제에 대해 어떤 형식으로든 김 위원장의 의중이 전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2일 페르손 총리에 대해 별도의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입장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페르손 총리는 또 EU 및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해결과 인권문제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수출 중지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손 총리는 이날 낮 12시 기자회견을 통해 김 국방위원장과의 공식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특별기 편으로 서울로 온다.
이에 앞서 페르손 총리는 2일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EU와 북한과의 수교문제를 비롯해 북한에 대한 경제적, 인도적 지원과 북한의 경제개혁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페르손 총리 일행은 이날 오전 11시30분 특별기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뒤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의 영접을 받았다. 페르손 총리가 이끄는 EU 방북 대표단은 하비에르 솔라나 EU 공동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크리스 패튼 EU 대외관계담당 집행위원 등 15명의 공식수행원을 비롯해 23명으로 구성됐다.
황유성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