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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관람석 '안방서 보듯 편안' - 대구월드컵종합경기장

넓은 관람석 '안방서 보듯 편안' - 대구월드컵종합경기장

Posted May. 16, 200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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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동대구역에 하차, 택시로 수성구 내환동 대구월드컵종합경기장으로 향하는 길은 걱정반 기대반이었다.

시가지를 벗어나 인적 드문 대덕산 자락에 휑뎅그레 자리잡은 경기장에 과연 얼마나 많은 시민이 즐겨 찾을지. 더구나 대구에는 연고 프로축구팀 하나 없는데.

대구도 월드컵 열기가 높아요. 프로축구팀만 생기면 팬이 꽤 많을걸요. 택시 기사가 생각과는 다르다며 대구 시민의 축구 열기를 열심히 설명했다.

대덕산을 배경으로 자리잡은 웅장한 대구월드컵경기장은 힘찬 비상을 준비하는 우주선 같은 모습이었다.

97년 7월29일 첫 삽을 뜬 후 3년10개월만인 20일 울산, 수원에 이어 국내 3번째로 개장하는 대구월드컵경기장은 총 사업비 2946억원, 하루 최대 1000명의 인원이 투입된 대 역사였다.

경기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273m 전면 아치에 얹힌 하얀색 테프론 코팅 지붕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관중석의 74%를 덮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이 지붕은 한국 전통 민가의 곡선미를 도입한 형태라지만 세계인을 포용하는 지구의 이미지에 가까웠다.

경기장 곳곳엔 일반 축구팬의 편의를 섬세하게 배려한 흔적이 역력했다. 편안한 관람을 위해 의자폭을 넓혀 당초 7만1000석에서 6만5857석으로 규모를 줄였고 본부석 VIP실 맞은편에는 일반 관람객용 대형 통유리 식당을 배치했다. 전광판도 주위 빛의 양에 따라 센서가 자동으로 반응, 한낮에도 어느 위치에서건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었다. 경사도가 최대 34도인 관람석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통로 계단마다 보조 손잡이가 설치됐고 원활한 스탠드 진출입을 위해 경기장을 360도 둘러싼 외곽 통로가 2중으로 만들어졌다.

장애인을 위한 배려도 눈에 띄는 대목. 본부석 맞은편에 지체장애인 전용석이 배치됐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용석을 마련한 것도 이채로웠다.

경기장 주변에는 수변공원, 갖가지 형태의 가로등, 조각품 7점, 2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시민 휴식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역시 아쉬운 부분은 대중교통을 통한 경기장 접근. 15일 경기장을 지나는 월드컵로(고산국도경기장) 1.54km, 경기장로(삼덕동시지택기간) 3.65km, 범안로(범물고산국도) 4.05km가 일제히 개통돼 수만명의 관람객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으나 노선 버스가 아직 배치되지 않아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서 1.4km를 걸어야 한다.

강경덕 종합건설본부 체육시설부장은 일단 컨페더레이션스컵 때는 셔틀버스를 수시로 운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극인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