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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국MD-환경정책 잇단 비난

Posted June. 12, 200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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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2일 취임 후 처음으로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이번 방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유럽연합(EU) 정상들과의 회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한 것으로 미국 새 행정부의 대외정책과 부시 대통령의 외교 능력을 검증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사형제도 옹호, 온실가스 방출 규제를 위한 교토 기후협약 반대, 미사일방어(MD) 체제 추진 등을 비난하는 현지 언론 보도와 시위가 잇따르고 있어 그의 이번 순방길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의 첫 방문지인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11일에 이어 12일에도 수천명의 시민단체 회원들이 미국대사관 앞에 모여 11일 처형된 미 오클라호마시 연방청사 폭파범 티모시 맥베이의 초상화와 촛불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EU 회원국들이 맥베이에 대한 사형 집행은 정부 차원의 보복이라며 반대해온 데 대해 부시 대통령이 11일 사형집행은 정의 실현이라고 지지한 것을 비난했다.

이들은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 시절 152명의 사형을 승인했다고 비난했다. 독일 정부도 11일 일체의 사형 집행에 반대한다고 밝혔으며 유럽회의(CE)와 국제사면위원회도 부시 대통령의 사형제도 옹호를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이 13일 방문할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 등 민간단체 회원들이 11, 12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스톱 부시! 지구를 지키자는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또한 부시 대통령이 군축에 역행하고 미국 중심의 강압적인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특히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2일 부시 대통령이 반대하는 교토 기후협약을 지지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이 일치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독일 프랑스 등의 일간지들은 12일 부시 대통령의 보수적인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으며 독일 일간지 도이체 자이퉁은 그를 골목대장 부시로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마드리드로 떠나기 직전 백악관에서 한 연설을 통해 미국은 우방국들과의 지구온난화 대처에 지도적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연구와 온실가스 축소를 위한 신기술 개발기금 확보 등이 필요하다며 미국은 이를 위해 개도국에 2500만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온실가스 방출량을 의무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교토 기후협약은 비현실적이라며 거부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 11일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 가진 회견에서 러시아와 유럽 국가들에 MD 추진의 대의명분을 변론하기 위해 순방길에 오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은 11일 부시 대통령과 지구온난화 문제를 비롯한 쟁점들을 솔직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미국이 보호주의적이고 독선적인 경향에 빠지지 말 것을 주문했다.



권기태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