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들을 막으랴.
총알 탄 남녀 모리스 그린(26)과 매리언 존스(26)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닮은꼴이다. 미국인이라는 점을 빼더라도 97년 아테네세계선수권에서 육상의 꽃인 남녀 100m에서 나란히 우승하며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그동안 세계 단거리의 최강으로 군림했고 이번엔 2001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 413일캐나다 에드먼턴) 남녀 100m에서 나란히 3연패를 노리고 있다는 점도 똑같다.
세계 최고의 남녀 스프린터인 이들은 세계선수권대회를 2주일 앞두고 열린 그랑프리대회에서 나란히 우승을 차지하며 에드먼턴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남자 100m 세계기록(9초79) 보유자인 그린은 23일 런던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열린 브리티시그랑프리 대회에서 초속 1m의 맞바람 속에서도 9초98을 기록, 영국의 희망 드와인 체임버스(10초11)를 제치고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로써 그린은 5월 12일 일본 오사카에서 9초96, 6월 12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9초91, 7월 5일 스위스 로잔에서 9초90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기록을 보이며 세계선수권 남자 100m에서 3연속 금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그린은 왼쪽 무릎에 염증이 생겨 세계선수권 200m 부문의 출전 포기를 고려하고 있지만 100m에서는 적수가 없을 전망. 그린은 미국 단거리스타들의 사관학교인 존 스미스 감독사단(스미스 육상클럽)의 간판으로 스타트와 중간질주, 피니시에 이르기까지 가장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린의 최대 적수는 팀 몽고메리(미국). 몽고메리는 14일 오슬로그랑프리대회에서 9초84를 기록하며 그린의 세계선수권 3연패를 저지할 복병으로 떠올랐다. 몽고메리의 이 기록은 그린의 세계기록엔 뒤지지만 도노번 베일리(캐나다)와 동률을 이루는 역대 2위 기록.
여자 100m의 존스는 이날 11초00의 기록으로 훈련 파트너 챈드러 스트럽(11초15바하마)을 따돌리고 우승해 97년부터 이 종목 5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시드니올림픽 3관왕의 주인공 존스는 지난달 30일 로마 골든리그에서 10초96, 7일 프랑스 생드니 골든리그에서 10초84로 올 시즌 최고기록을 세우는 등 여전히 독주를 이어가고 있어 여자 100m 3연패는 떼어 논 당상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존스는 얼마 전 포환던지기 스타 C J 헌터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등 가정적인 문제도 있지만 이를 훈련으로 극복하고 있다. 존스는 99년 세비야세계선수권에서 달리는 도중 허리부상으로 포기했던 200m에서도 다시 한번 금메달을 노린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