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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규환 현장에 이모저모

Posted September. 13, 200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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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피랍된 2대의 항공기에 의해 테러 공격을 당한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 잔해더미 속에 갇힌 생존자들로부터 휴대전화를 통한 구조 요청이 이어지면서 생존자 구조에 대한 한 가닥 희망이 비치고 있다. 사건 목격담은 당시의 참혹함을 잘 말해주고 있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 시장은 무역센터 건물 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뉴욕 뉴저지 항만 관리청 소속 경찰관 2명이 무사히 구조됐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또 붕괴된 110층 쌍둥이 빌딩 잔해 속에 갇힌 사람들로부터 휴대전화를 통한 구조요청이 오고 있으며 이들은 근처에 다른 생존자들이 있다고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소식통 역시 현재 갇혀 있는 사람들이 911 응급구조전화를 걸어 자신이 갇힌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무역센터 붕괴로 수백개 입주 업체들이 인명과 재산 피해를 본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가 단일기업으로 최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모건 스탠리는 폭파된 두 동의 건물 전체 입주 공간 가운데 10분의 1가량을 임대해 35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필립 퍼셀 회장은 사고 후 성명을 통해 대부분의 직원들로부터 연락이 없어 최악의 사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도이체 방크, 올스테이트 보험, 후지 은행 등 건물 상층부에 주로 입주해있던 금융기관들은 임대공간이 넓어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의 건물들도 폭탄테러 위협에 시달렸다. 세계 최고층 빌딩인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스는 세계무역센터가 붕괴한 지 12시간이 지난 후 폭탄테러 위협에 따라 3000여명의 입주자를 대피시켰다.

러시아 옴스크시의 한 병원도 12일 폭탄테러가 임박했다는 익명의 협박전화가 걸려와 입원환자 1000명이 긴급 대피했다.

짧은 시간에 동시다발로 테러사건이 발생한지라 주요 언론들이 상황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해 오보가 속출했다. CBS 방송은 11일 저녁 맨해튼 북부와 뉴저지주를 연결하는 조지워싱턴 다리에서 다리 전체를 폭파시키기에 충분한 양의 폭탄을 적재한 트럭을 적발했다고 보도했으나 나중에 오보로 밝혀졌다.

또 국무부가 폭탄차량에 의해 공격받았다는 보도와 의사당에서 폭발사고가 있었다는 오보도 나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사건 당시 무역센터 북쪽 쌍둥이 빌딩 21층에서 근무하던 동원증권 신상덕 차장(35)은 엘리베이터를 타려했지만 작동되지 않아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며 하지만 계단 역시 연기로 가득 차 옷으로 입과 코를 막고 계단을 내려가 건물을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와 불꽃이 치솟는 건물 위쪽을 바라보는 순간 비행기 한 대가 남쪽 건물을 들이받고 폭발했다며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파편들을 피하기 위해 허드슨 강가로 도망가 무작정 정박해 있는 배를 탔다며 배는 사고현장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고 10여명의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공포에 질려 있었다고 말했다.

사건 현장으로부터 5 떨어진 맨해튼 40가 빌딩 48층에서 아침회의를 마친 김경호씨(30헤지펀드 매니저)도 당시 참담한 광경을 목격했다. 그는 여직원들이 비명을 질러 쌍둥이 빌딩쪽을 보니 북쪽 빌딩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고 갑자기 비행기 한 대가 날아와 남쪽 빌딩 중간부분을 들이받는 것이 보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직원들은 처음 북쪽 빌딩에서 연기가 날 때만해도 단순 사고로 알고 구경하기에 바빴지만 두 번째 빌딩마저 공격을 당하자 완전히 공포상태에 빠졌다며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져 나왔고 친인척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를 거느라 업무는 마비됐다고 말했다.



정미경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