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이 있은 뒤 연락이 두절돼 뉴욕 주재 한국영사관에 실종신고됐던 교민들 중 상당수가 13일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붕괴된 뉴욕 세계무역센터(WTC)내 모 금융회사에서 일하던 여동생 이정민(25)씨와 연락이 끊겼던 오빠 이태영(41부산 연제구)씨는 12일 밤 뉴욕의 숙모에게서 동생이 사건 전날 뉴저지로 회사 연수를 받으러 떠나 화를 면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씨는 동생의 생사를 알아보려고 휴대전화로 수백통의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으로 동생이 숨졌다는 생각에 가슴이 터질 지경이었다고 그동안의 심경을 전했다.
세계무역센터 바로 옆 건물에 입주한 영국 금융회사에 외아들 강일(29)씨가 근무하던 강정진(64부산 연제구)씨도 사고 발생 38시간만인 13일 오전 11시반경 무사하다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강씨는 출입이 통제되는 바람에 4시간동안 건물에 갇혀 있다가 구조된 뒤 대피소로 이동하면서 연락하지 못했다는 아들의 이야기에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며 연락이 안된 그동안은 생각하기도 싫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세계무역센터 부총재로 근무하는 데이비드 리(43한국명 이희돈)씨와 이 빌딩 안이나 근처의 사무실에 연고를 갖고 있던 박찬영(25유학생), 김태현(50사업), 임한나씨(23여어학연수생) 등 당초 뉴욕 총영사관을 통해 소재 미확인자로 알려졌던 37명의 교민 중 상당수의 생존이 확인됐다.
최호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