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삼성전자)가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의 1라운드 라이벌 맞대결에서 기선을 제압하며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6승 고지를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5일 캘리포니아주 발레호 히든브룩GC(파72)에서 벌어진 2001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75만달러) 1라운드에서 박세리는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 지난해 신인왕 도로시 델라신(미국)과 공동선두를 마크했다.
박세리와 같은 조에서 대결한 소렌스탐은 16번홀까지 무려 5타나 뒤졌으나 최종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3타차인 공동 7위(1오버파 73타)로 마쳤다.
이날 경기는 날씨와의 대결이었다. 전세계에서 엄선된 20명의 출전선수 중 불과 5명만 언더파를 기록했을 정도로 종잡을 수 없는 세찬 바람(시속 2440)이 선수들을 괴롭혔다. 특히 전날 무더워 대부분 반소매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출전한 선수들은 이날 기온이 섭씨 11도까지 떨어지자 우의를 껴입은 채 불편하게 플레이했다.
박세리가 소렌스탐과의 격차를 좀더 벌릴 수 있었던 마지막 파5홀인 18번홀(497야드)에서 오히려 1타를 까먹은 것도 바로 바람 때문.
갑자기 옆 방향으로 바뀐 강풍에 드라이버 티샷이 말리면서 왼쪽 벙커에 빠졌고 레이업한 뒤 4번 아이언으로 친 세 번째 샷은 그린에 못 미쳐 4온2퍼팅으로 보기를 기록한 것. 박세리는 목표한 지점에 정확히 낙하시켰지만 페어웨이가 젖어 있었는지 바로 서버렸다고 말했다.
반면 소렌스탐은 18번홀에서 스탠스가 불안한 벙커 언저리에서 3번 우드로 가볍게 친 두 번째 샷이 뒷바람을 타면서 무려 250야드 거리의 홀컵을 오히려 지나쳐 투온돼 손쉽게 버디를 잡는 행운을 잡았다.
안영식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