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국사학과 이태진 교수가 1904년 발간된 프랑스 잡지 르 투르 뒤 몽드에서 명성황후라는 설명이 붙은 사진을 찾아내 7일 공개했다.
명성황후(18511895) 시해사건 106주년(10월8일)을 앞두고 공개된 이 사진은 당시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조선을 방문했던 프랑스인 아장 박사의 기행문 한국기행과 함께 실려 있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이 잡지에 실린 사진은 이탈리아 외교관이었던 카를로 로제티의 1903년 저서 한국 한국인에 실린 명성황후 사진과 배경만 다르고 얼굴 모습은 같다는 것.
로제티의 저서에 실린 사진에는 명성황후의 사진이라는 직접적인 설명이 없고 정장 차림의 궁중 여인이라는 설명만 붙어 있어 진위 논란이 있어 왔다.
이 사진은 특히 프랑스 언론인 빌탈 드 라게리의 저서 한국, 독립할 것이냐 러시아 또는 일본의 손에 넘어갈 것이냐(1898년 프랑스에서 발간됨)에 실린 명성황후의 삽화(본보 8월11일자 A1면 보도)와도 얼굴 모습이 거의 일치한다.
이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사진은 로제티의 책에 실린 사진이 명성황후의 사진임을 보여주는 명확한 근거라며 명성황후가 시해된 지 100년이 넘도록 사진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논란을 벌여왔으나 이번에 분명한 설명이 붙은 사진을 발견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고종의 왕비였던 명성황후는 시아버지인 대원군의 섭정을 물리치고 고종의 친정을 실현하고 친() 러시아 정책을 수행하다 1895년 을미사변 때 일본인들에게 시해당했다.
김수경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