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인식 감독은 12일부터 시작되는 현대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외국인 투수 콜을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콜은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때는 더그아웃을 지켰고 8일 대전 2차전에서는 승리가 일찌감치 굳어진 경기 중반에 나와 몸풀 듯 3이닝을 던졌을 뿐이었다. 정규시즌 한화전에서 평균자책 7.82에 1승1패를 기록하며 약한 모습을 보여 김 감독의 믿음을 받지 못한 탓.
그런 콜이 정규시즌 현대와의 경기에서는 팀 내 최다인 100타자를 상대해 삼진 27개를 뽑아내며 1승1패, 평균자책 3.75로 잘 던졌다.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포스트시즌에서 정규시즌 기록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과정이 좋아야 결과도 좋은 법.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다퉜던 현대와 두산은 올 정규시즌에서 9승1무9패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유독 양 팀의 맞대결에서 힘을 낸 천적이 있다.
투수 왕국 현대의 에이스 임선동은 최근 두산전에서 2연속 선발승을 올리며 곰 킬러로 떠올랐다. 전준호는 팀이 두산전에서 거둔 9승 가운데 3승(1패)을 홀로 챙기며 유달리 강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현대 심정수와 두산 심재학의 자존심 대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에서 뛰던 지난해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경기 연속 결승홈런을 날린 심정수는 친정팀을 제물로 팀을 한국시리즈에 이끌겠다는 각오다. 트레이드 설움을 딛고 올 시즌 두산의 간판타자로 이름을 날린 심재학 역시 준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9타수4안타, 2타점의 물오른 타격 감각을 그대로 떨칠 태세.
올 페넌트레이스에서 심정수는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두산과 싸울 때 타율 0.300에 팀내 최다인 17타점 5홈런을 기록했고 심재학 역시 현대전에서 타율 0.368, 17타점으로 결코 밀리지 않았다.
한국시리즈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맞붙은 이번 대결에서 제2의 홍원기가 누가 될지도 흥미를 모으는 대목.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맹타와 안정된 수비를 펼친 두산 홍원기 같은 깜짝 스타의 출현은 승부를 결정짓는 또 다른 열쇠가 될 전망이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