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수백명의 미군과 공격용 헬기 등 각종 장비를 파키스탄에 배치하는 등 아프가니스탄에서 지상작전을 시작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에 돌입했다.
파키스탄 일간지 새벽은 11일 파키스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C130 수송기와 헬기를 포함해 적어도 15대의 미군기와 수많은 미군이 지난 이틀 사이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의 자코바바드 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들 미군기가 파키스탄에서 중간 급유를 받고 아프가니스탄으로 급파될 것으로 보인다며 발루치스탄주 파스니 공군기지와 데라가지칸, 판지구르, 와달 등 4개 기지에도 대피령이 내려져 곧 미군기가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도 이날 발루치스탄과 신드 지방에 있는 민간공항 두 곳도 미국이 군사작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받았으며 이에 따라 400명의 미군이 이미 현지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의 한 관리는 이들 공항이 미 특수부대의 지상전 활동을 위한 준비시설로 사용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미국은 10일 밤(아프가니스탄 현지시간)과 11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과 탈레반 근거지 칸다하르, 파키스탄 접경도시 샴샤드 등에 공습 개시 이후 가장 강도 높은 폭격을 하는 등 지상군 투입을 위한 막바지 공습작전을 계속했다.
미국은 이날 타격 목표를 이전의 방공망 관련 시설에서 지상군 병력으로 바꾸어 탈레반군의 병영, 요새, 야영지역 등을 집중 공격했으며 벙커나 지하통제센터 등을 파괴하기 위한 2200짜리 벙커 버스터탄까지 사용하기 시작했다.
탈레반측은 지금까지의 공습으로 민간인 76명이 사망하고 잘랄라바드의 한 이슬람사원까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보기관의 한 관계자는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친척 2명과 몇 명의 탈레반 고위 지도자도 사망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 중앙정보국(CIA)은 오사마 빈 라덴이 지난 5년간 탈레반 정권에 1억달러 정도의 현금과 군사지원을 해 탈레반의 최대 지원자가 됐으며 이로 인해 사실상 탈레반을 조종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환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