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미국 뉴욕에서 탄저균 감염자가 새로 발견되고 네바다주 리노 부근에서 탄저균이 들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우편물이 발견돼 생화학 테러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딕 체니 미 부통령은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이 탄저병과 연관돼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뉴욕 NBC방송사 직원인 에린 오코너(38여)가 피부 탄저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다른 3건의 탄저균 감염 사례와의 연관성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NBC방송의 앵커 톰 브로코의 조수 구실을 하는 오코너씨는 지난달 25일 브로코씨에게 배달된 우편물을 열어본 뒤 탄저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네바다주 리노 부근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사무실에선 말레이시아에서 반송된 우편물에서 탄저균 양성반응이 나와 경계령이 내려졌다. 검역당국은 1차 조사에선 양성반응이 나왔으나 2차에서 음성반응이 나옴에 따라 탄저균의 존재 여부를 가리기 위해 3차 검사를 진행중이다.
뉴욕타임스에 보내진 우편물에서도 탄저균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사 결과 음성반응이 나왔다.
딕 체니 부통령은 12일 PBS방송과의 회견에서 빈 라덴이 지난 몇 년 동안 생화학 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빈 라덴의 연계 가능성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니 부통령은 아직 수사가 진행중이고 탄저병 발생이 우연으로 판명날 수도 있지만 나는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해 빈 라덴의 테러조직이 배후에 있을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탄저균 테러 공포가 번지면서 일부 시민들이 탄저병 치료용 항생제인 시프로를 미리 사두려 하자 토미 톰프슨 보건부장관은 정부는 탄저병 치료제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며 사재기를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편 카자흐스탄 스테프노고르스키에서 옛 소련 생물무기 공장의 폐쇄작업을 돕던 미군 전문가들이 이 공장의 파이프에서 탄저균을 발견했으며 이들은 탄저균에 노출되지 않았다고 미 국방부와 국무부 관리들이 12일 밝혔다.
한기흥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