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한나라당 주진우()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사조산업과 자회사인 금진유통이 노량진수산시장 입찰에서 들러리 회사를 내세우는 방식으로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24일 발표했다.
공정위는 24일 전원회의를 열어 사조산업 금진유통 등 2개 법인과 두 회사의 대표이사인 이인우(쨂)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사조산업 및 금진유통과 이들 회사의 요청으로 입찰 들러리를 선 원우성업(대표 최낙민)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사조산업 공동 대표이사로 있는 주 의원은 담합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 검찰고발 대상에서 제외했다.
공정위의 이번 결정은 통상 담합조사 기간이 34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조사착수에서 판정까지 한달이 채 걸리지 않은 속전속결식이어서 정치논리 개입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도 예상된다.
공정위는 금진유통의 이 사장은 7월31일 5차 노량진수산시장 입찰에 참여하면서 1400억원 수준에서 낙찰 받도록 하기 위해 친구인 최낙민씨가 사장으로 있는 원우성업을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 사장은 최 사장에게 응찰가격 1400억원 수준에서 응찰하도록 부탁했다는 것. 또 7월27일 한빛은행 모지점에 45억2500만원의 정기예금을 들고 이를 담보로 입찰보증금 70억2500만원의 지급보증서를 원우성업에 발급해 주도록 했다.
이런 담합에 따라 금진유통과 원우성업은 5차 입찰에서 1400억원대에 응찰했으나 모두 입찰예정가인 1525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바람에 유찰됐다.
조학국() 공정위 사무처장은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이중 처벌 소지가 높아 검찰고발만 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옥화영()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공정위 조사는 선거등 정치적인 사안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달 11일 이런 조사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으며 조사결과가 언제 나올지 전혀 알 수 없다고 해명했으나 보름도 안 돼 최종 결론을 내렸다.
최영해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