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최고의 포인트가드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루는 강동희(35모비스 오토몬스)와 이상민(29KCC 이지스).
이들 야전사령관 지존맞수는 체력과 부상이라는 자신들의 문제와는 물론 베스트멤버가 구축되지 못한 팀 전력문제와도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팀의 성적은 똑같이 2승3패로 무승부. 하지만모비스가 2연승 후 3연패, KCC가 3연패 뒤 2연승으로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각 6시즌(강동희), 5시즌째(이상민) 뛰어 이젠 현역원로라는 소리가 낯설지 않은 이들이 약속이나 한 듯 이번 시즌 신경 쓰는 부분은 출전시간의 조절.
강동희는 올 시즌 5경기에서 평균 29분을 뛰어 이전 5시즌 평균 33분보다 4분 줄었다. 이상민도 4시즌 평균 33분26초에서 이번 시즌 30분6초로 3분을 덜 뛴다. 자신이 코트에서 뛸 때 확실히 해놓지 않으면 벤치에서 발만 동동 굴러야하는 입장이 되는 것.
답답하긴 팀의 하향곡선이 뚜렷한 강동희 쪽이 더하다. 투 가드 시스템으로 함께 뛰는 정진영이 빠른 대신 실수가 많고 강동희가 체력을 비축하도록 대신 코트에 나서는 하상윤은 아직 코트를 읽는 시야가 좁기 때문. 그래서 강동희는 체력저하를 염려하는 코칭스태프에게 내가 더 많이 뛰겠다고 간청하고 있다.
그러나 김영만의 공백이 그의 활약을 가로막고 있다. 김영만은 허리부상으로 시즌 시작 후 단 한 경기에 3분54초만 뛰었다. 한마디로 강해진 골밑 이외에 볼을 찔러 줄 곳이 없다는 얘기다.
이상민에게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3경기 출장경기를 받았던 재키 존스가 들어오고 볼 배급과 슈팅능력이 뛰어난 켄드릭 브룩스가 가세하며 지난 주말 2경기를 승리로 이끌자 이상민은 생기가 돌았었다.
이상민은 12일 브룩스의 재능이 뛰어나 번갈아 포인트가드를 맡아 훨씬 부담감이 적고 무엇보다 센터 존스가 믿음직한 플레이를 펼쳐 다양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그런데 인터뷰도중 비보가 들어왔다. 전날 LG 세이커스전에서 부상당한 재키 존스가 결국 왼쪽 무릎연골 파열로 수술에 들어간다는 것. 이상민은 아무 말도 못하고 긴 한숨만을 내쉬었다.
14일 울산에서 벌어질 시즌 첫 맞대결에서 과연 누가 팀을 더 잘 추스를지 팬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창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