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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선1281원,수도권선 1294원

Posted November. 21, 200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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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수도권의 주요 간선도로나 신도시에서 SK와 LG정유 등 대형 정유사의 직영 주유소들이 휘발유 소비자가격을 서울지역 주유소들의 평균 가격보다 당 10원 이상 높게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유사들이 공장도가를 인하했다고 소비자에게 생색을 내놓고도 직접 운영하는 주유소에서는 다른 주유소보다 높은 가격을 받아온 것. 이들 직영 주유소는 회사가 다른데도 휘발유 소비자가가 똑같거나 차이가 12원에 불과해 가격 담합 의혹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국제 원유가격이 급락했는데도 주유소의 휘발유 값은 내려가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공정거래위원회도 19일 주유소들의 가격 담합 여부에 대한 예비조사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본보 취재팀이 최근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성남 분당구의 SK와 LG정유 직영 주유소 34곳의 휘발유 가격을 확인한 결과 SK 직영 주유소 15곳 가운데 14곳이 당 1294원을 받고 있었으며 LG정유 직영 주유소 19곳 가운데 14곳 역시 1294원으로 똑같은 값을 받았다. LG정유는 20일 0시부터, SK는 21일 0시부터 각각 공장도 가격을 인하 했지만 직영주유소에서 인하폭을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이 밖에도 서울 강서로, 등촌로, 한강로, 양화로, 시흥대로, 경기 과천시에 있는 직영 주유소와 정유사들의 가격 통제력이 높은 대리점 직영 주유소 26곳 역시 휘발유를 당 12941295원에 팔고 있었다.

이는 한국석유공사가 지난주 조사한 전국 SK폴 주유소들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1259.75원이나 LG정유의 1256.74원보다도 당 30원가량 비싸며 서울지역 주유소들의 평균값 1281.51원보다도 10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정유사들은 휘발유 소비자가격이 국제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주유소들이 가격 인하에 호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발뺌해 왔으나 실제로는 직영 주유소를 통해 주도적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해온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일부에서는 가격 담합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채무관계로 정유사 눈치를 봐야 하는 일부 자영 주유소들의 가격 움직임도 직영 주유소들과 똑같다며 누가 봐도 이상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묘하게 가격이 같았을 뿐이라며 강남 쪽은 땅값이 비싸 휘발유의 가격차가 적을 수밖에 없다면서 경유 등 다른 석유제품은 주유소마다 가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LG정유 관계자는 주유소가 밀집한 지역은 사은품 제공 등 경쟁이 많아 다른 지역보다 휘발유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직영 주유소도 일종의 소사장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정유사가 일률적으로 가격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의 박원석() 시민권리국장은 정유사들이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직영주유소를 통해 사실상 가격인하를 막아왔다면 그동안 주유소 탓으로 돌린 표리부동한 행태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헌진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