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남부의 주력군과 떨어져 북부 쿤두즈에 고립된 채 1주일째 저항중인 탈레반 병사들 중 거의 전부가 투항하기로 했다고 북부동맹 사령관이 22일 밝혔다.
탈레반측과 항복 조건을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해온 북부동맹의 마흐무드 사프다르 사령관은 모하마드 파이젤 탈레반 국방차관과 우리측 사이에 밤새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탈레반군 중 약 97%가 투항할 것이며 우리는 여하튼 오늘 중 쿤두즈에 입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쿤두즈에는 파키스탄 등 다른 나라에서 온 이슬람교도 지원병을 포함해 30006000명의 병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외국지원병들은 안전한 통로를 통해 파키스탄으로 갈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미군 전투기들은 이날도 탈레반과 알 카에다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아프간 남부 지역의 동굴들에 폭탄을 계속 퍼부었으며 수백명의 미군 특수부대원들은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미 해군 함정들도 빈 라덴의 탈출로를 봉쇄하기 위해 파키스탄을 떠나는 상선들을 일일이 세워 조사하는 등 대대적인 검문검색 활동에 나섰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빈 라덴이 생포되기보다는 사살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으며 빈 라덴은 미군에 체포될 위험에 빠지면 자신을 사살하라고 측근들에게 명령했다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일간지 알 와탄이 보도했다.
미 국무부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가 동참하는 아프가니스탄 재건 100일 프로젝트가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재건 계획에는 앞으로 10년간 약 100억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편 아프간에서 취재 중이던 외국기자 3명이 또 살해됐다고 이란 관영 라디오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이들은 21일 잘랄라바드에서 카불로 가는 길에서 살해됐는데 누가 왜 살해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기홍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