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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상에 이런 적반하장 있나

Posted March. 20, 200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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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환() 민주당 원내총무는 차정일() 특검팀이 도덕성도 없이 심각한 위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검이 이용호 게이트의 범위를 벗어나 온갖 것을 다 뒤지는 데다 그것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는 것이다. 수사 범위를 멋대로 넓힌 것은 직권남용이고 언론에 흘리는 것은 피의사실 공표죄에 해당된다는 것이 정 총무의 주장이다.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화를 내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검찰이 적당히 덮었던 이용호 게이트의 속을 이 정도로 밝혀낸 것이 특검의 공로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또 아직도 미진하니 특검을 연장해서라도 그 실체를 샅샅이 밝혀내야 한다는 것이 압도적인 여론의 요구다. 그런데 집권당의 원내총무가 특검 연장에 반대하다 못해 특검의 도덕성과 위법까지 내세우고 있으니 국민의 눈에는 이런 적반하장()이 어디 또 있을까 싶을 것이다.

특검 수사로 밝혀진 이용호 게이트는 대통령 처조카와 대통령 집사 출신의 아태재단 이사, 검찰총장의 친동생이 줄줄이 연루된 데다 이들의 입김으로 국가정보원 검찰 금융감독원 등 주요 권력기관이 총동원된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사건이다. 대통령의 아들까지 직간접적 연루의혹을 받고 있다. 단순히 주가조작 및 정관계 로비 의혹에만 국한시켜 수사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정 총무의 말대로라면 특검의 수사 범위 밖은 알아도 모른 척하거나 쉬쉬하라는 것인데 그런 특검이라면 은폐 축소수사에 급급했던 정치 검찰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도덕성이 없는 것은 부패한 끼리끼리 권력이고 위법행위를 저지른 것도 그들과 그들을 감싸고 돈 권력기관이다. 이를 놓고 수사 범위를 벗어났느니, 언론에 흘리느니 하며 특검을 비난하는 것은 비리의혹의 실체가 못볼 것까지로 확대되는 것을 막아보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의구심만 부풀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