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을 하루 앞둔 10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민병 조직이 와해될 때까지 팔레스타인에서의 철군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그와 파월 장관과의 회담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1일 새벽까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점령한 팔레스타인 마을 가운데 24개 마을에서 철수했지만 베르자이트와 다하리야 등 2개 마을을 새롭게 침공했다. 이스라엘군은 또한 라말라, 나블루스, 예닌, 베들레헴 등 4개 주요 도시들을 여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11일 전했다.
샤론 총리는 이스라엘의 대대적 공세가 13일째로 접어든 10일 예닌의 한 이스라엘 군 전투지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이 완전히 분쇄될 때까지 군대를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철수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테러에 희생당하고 있는 피해자이며 생존을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을 비롯해 어떤 나라도 우리에게 압력을 행사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날 앞서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 수석 협상 대표는 요르단 강 서안지구에서 지난 12일 동안 팔레스타인인 500명이 숨졌으며 팔레스타인 사회를 겨냥한 이스라엘 측의 중대한 범죄가 계속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스페인 마드리드에 기착한 파월 장관은 이날 팔레스타인 내 군사 행동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이스라엘측이 거부했음에도 자신의 평화유지 임무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고 샤론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각각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파월 장관과 아라파트 수반 간의 회동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파월 장관과 아라파트 수반 간의 회담은 13일 아라파트 수반이 억류돼 있는 라말라의 그의 집무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