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업계는 요즘 소형차 전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0년이 넘는 장기불황 탓에 중대형 자동차 판매가 침체를 면치 못하자 소형차로 눈을 돌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현재 혼다의 피트를 비롯해 닛산의 마치 도요타의 빗츠와 이스트 등 소형차가 차종별 판매순위 상위 14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형차 전쟁에 불을 붙인 것은 1999년 도요타가 빗츠를 내놓으면서부터. 소비자들은 세련된 모습에 경제적이기까지 한 빗츠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6월 혼다가 내놓은 피트는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피트는 9개월만에 연간 판매 랭킹 2위로 뛰어올랐다. 덕분에 혼다는 지난해 6392억엔이라는 사상최고의 영업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일본 자동차판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피트는 1만7600대가 팔려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발매 당시 혼다가 세웠던 월 8000대 판매 목표의 두배도 넘는 수준.
닛산도 이에 질세라 올 3월 10년 만에 기존 모델을 완전히 바꾼 새 소형차 모델 마치를 내놓았다. 마치도 지난달 1만3470대나 팔려 차종별 순위에서 3위로 약진했다. 동글동글한 차체 디자인과 다양한 차체색상이 젊은 여성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도요타는 8일 야심작인 이스트를 출시했다. 빗츠가 여전히 4위로 견조한 판매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도요타는 일단 월간 판매목표로 7000대를 잡았지만 발매직후 한달동안 1만5000대를 팔겠다는 계획. 조 후지오() 도요타 사장은 신차발표회에서 새로운 수요를 개척해 경기회복에 기여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들 소형차는 100만엔 내외로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환경친화적인 데다 연료효율이 높은 점 등이 인기의 비결.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유럽 등 세계시장에서도 소형차붐을 주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영이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