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원-달러환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환율하락 속도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며 20일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정부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기금을 외환시장에 투입할 수도 있다며 적극적인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20일 원-달러환율은 17일에 비해 8원이나 떨어진 1253.6원으로 마감됐다. 이는 작년 2월28일(1250.8원) 이후 최저치다. 원-달러환율은 17일에도 8.2원이나 하락했다.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환율하락 속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재경부 김용덕() 국제업무정책관은 최근 원화환율의 하락 속도가 지나쳐 지켜보고 있다며 필요하면 20일 발행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000억원을 (달러를 사들이는 데)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시장 개입 의지를 내비쳤다.
환율 하락의 주된 원인은 달러화 약세다.
미국의 14분기 성장률은 5.8%(잠정)로 매우 높게 나왔으나 24분기부터는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반면 일본은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을 것이라는 분석과 자동차 등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엔-달러환율은 올 1월24일 134.7엔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계속 떨어져 20일에는 125.7엔(4시반 현재)까지 내려왔다. 대만과 싱가포르 화폐도 달러화에 대해 동반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달러환율 하락은 국내 경기가 회복되고 국가신용도가 올라가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반영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박중현 김두영 sanjuck@donga.com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