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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 신용 도마위에

Posted May. 25, 20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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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는 고무도장?영국의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8일자)는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최근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금융기관과 평가기관 사이에 공방이 크게 늘어나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 신용평가는 고무도장이라는 불신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별 채권에 대한 신용평가는 비교적 신뢰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국가나 기업 신용등급에 대한 반발은 잇따르고 있다. BBC방송은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신용평가기관을 재확인 수단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신용평가 결과를 둘러싸고 잡음이 그치지 않자 무디스, S&P, 피치 등 3대 신용평가기관의 신용에 대해 본격조사에 나섰다. SEC는 국가공인통계평가기관(NRSRO)인 이들 3개사가 가격담합으로 신규평가기관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고 있지 않은지, 피평가기관들과의 불공정거래 여부는 없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AA에서 D에 이르는 단순한 신용평가기준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시장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자산담보부증권에 대해 이들 평가기관들이 잇따라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이 그 단적인 예라면서 속속 개발되고 있는 새로운 금융상품을 기존의 낡은 잣대로 재단하는 것이 적합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개혁 노력과 숙제신용평가기관들도 평가기준을 세분화하는 등 자체적으로 개혁에 나서고 있다. S&P가 14일 스톡옵션 등의 가치를 수익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새로운 기업평가기준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

그러나 이들 기관의 공정성을 어떻게 담보하느냐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미 투자자문법은 신용평가사의 책임을 규정하고 있을 뿐 신용평가의 질과 신뢰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NRSRO는 3개뿐인 데 비해 갈수록 시장이 커지면서 정확한 평가에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보험회사 등에 대해서도 신용평가를 허용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거나 신용평가를 유료화하고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잡지는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이 신용평가기관의 평가결과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신용등급에 따라 정부정책이 춤을 추고 신용평가기관의 말 한마디에 기업의 운명이 좌우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체결된 신() 바젤협약은 2006년까지 이들 신용평가기관들의 신용등급이 개별은행의 투자가치와 위험도를 측정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도록 명시, 신용평가가 더욱 광범위하고 절대적인 파급력을 갖게 됐다.런던 금융개발센터(FDC)의 콘 키팅 교수는 3대 평가기관이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가 대상을 특화시켜 전문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곽민영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