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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스케치

Posted June. 05, 200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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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월드컵 한국-폴란드전이 시작된 4일 오후 8시반, 한반도는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전 국민의 함성으로 들썩였다.

전국 곳곳에 마련된 대형 전광판 앞에는 송곳 하나 들어설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응원단이 몰려 응원전을 폈다.

또 거리에서, 음식점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온 국민은 한마음이 돼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환호성과 탄식을 질렀다.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인천 남구 관교동 문학월드컵플라자에는 경기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부터 수천명의 시민이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또 인하대 교내 학생회관 앞에도 대형 멀티비전(가로 세로 각 4m)이 설치돼 수백명의 학생이 열띤 응원을 펼치며 경기를 관람했다.

축구경기를 중계하는 대형 전광판이 임시로 설치된 제주시 탑동광장에는 1만여명의 시민 응원단이 운집해 16강 진출을 염원하는 열기를 고조시켰다.

시민 응원단은 붉은 악마 제주지회 회원들을 따라 대한민국을 한 목소리로 연호했으며 선수들의 선전이 펼쳐질 때마다 힘찬 박수로 격려를 보냈다.

뒤늦게 전광판 설치를 결정한 제주시 고경실() 문화관광국장은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릴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다고 말했다.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대구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기념공원에는 경기 시작 1시간 전인 7시반부터 붉은색 셔츠를 입은 응원단 5000여명이 모여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며 열광적인 거리 응원전을 펼쳤다.

또 대전 서구 만년동 엑스포 남문광장 앞 대형 스크린 앞에는 이날 오후 6시반부터 1000여명의 시민 응원단이 몰려들기 시작해 순식간에 광장을 가득 메웠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만석공원 월드빌리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도 수원시민과 외국인 등 1만여명이 몰려들어 열띤 응원전을 폈다.

성남시 분당구 중앙공원과 안양, 안산 등 경기도 내 상당수 시군에서 대형 화면으로 경기를 생중계해 환호성이 울려퍼지는 뜨거운 밤을 연출했다.

한국전력은 경북 울릉군 도동항에 대형 멀티비전을 설치해 관광객들이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면서 한국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독도 경비대원들도 경기 시작에 맞춰 경계 근무자를 제외한 전원이 내무반에 모여 TV를 시청하면서 한국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이날 서울 시내는 일찍 귀가해 경기를 시청하려는 직장인들로 인해 평소보다 1시간 빠른 오후 6시부터 때 이른 퇴근 정체가 시작돼 경기 시작 전까지 3시간가량 정체가 계속됐다.

오후 5시부터 교통통제가 시작된 대학로 주변은 물론 동대문에서 종로1가에 이르기까지 차량 정체가 이어져 퇴근길 시민들은 전철역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세종로 일대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10만여명의 시민이 몰려들자 경찰은 오후 7시가 넘어 예정에 없던 교통 통제를 실시했다.

또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 시민공원에 6만여명, 상암경기장 일대에 4만여명, 대학로에 3만여명, 올림픽공원에 2만여명 등이 모여 열띤 응원을 벌였다.

이날 직장인들은 일과를 마친 뒤 서둘러 귀가하거나 회사내 대강당 등에 마련된 멀티비전 등을 통해 함께 경기를 보며 응원전을 펼쳤다.

이들은 나름대로 경기 내용을 분석하며 결과 알아맞히기 내기를 하는 등 열띤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지켜봤다.음식점과 주점 등도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손님들에게 갖가지 서비스를 제공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삐에뜨르 레스토랑은 직원들이 비상 대기하며 한국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손님들에게 맥주 500 한 잔씩을 무료로 제공했다.

광진구 워커힐호텔은 매장 내 바에 한국 선수 23명의 이름이 적힌 의자를 배치해 놓고 골을 넣은 선수 이름이 적힌 의자에 앉은 손님에게 밸런타인 17년산 위스키를 무료로 선물했다.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씨네플러스 극장 1관에서는 오후 8시반부터 개봉영화 대신 월드컵 한국-폴란드전을 생방송으로 상영해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다.



홍성철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