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는 한국 터키 세네갈 미국 등 축구 주변국의 돌풍에도 불구하고 역동적인 공격축구의 진수를 보여준 대회였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28일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회 조정자인 유르그 네페르가 분석한 이번 대회 특징을 보도했다.
그의 분석은 이번 대회가 축구 신흥국들의 급부상과 이변, 아시아에서 열린 첫 월드컵이라는 점 등으로 인해 경기 내용의 질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을 불식하는 것이다.
다음은 르몽드가 소개한 그의 분석 요지.
최전방 공격수의 1인 공격이는 이번 대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브라질의 호나우두, 스페인의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이탈리아의 크리스티안 비에리, 터키의 하칸 쉬퀴르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공격수가 한 명밖에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른 공격수들은 최전방 공격수를 축으로 움직였다. 98년 대회의 진영이 4-4-2 혹은 3-5-2였던 반면 이번 대회에서는 4-5-1이 주를 이루었다.
미드필드의 밀집미드필드의 밀집도가 높아졌다. 이는 상대팀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 선수가 공을 빼앗으면 상대팀 선수 8, 9명이 달려들어 마치 농구를 보는 것 같았다. 이 때문에 98년 대회에 비해 팀 플레이가 훨씬 좋아졌다. 화려한 개인기에도 불구하고 골 수가 급격히 떨어진 것은 이 때문이다.
측면 위협중앙돌파의 시대는 지나갔다. 많은 공격과 골이 측면에서 이루어졌다. 측면 공격수나 수비수들이 공격 진영으로 올라가길 주저하지 않았다. 헤딩골이 많이 터진 것도 측면 위협이 강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압박축구4년 전만 해도 90분 동안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팀은 2, 3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팀이 압박축구를 구사할 수 있게 됐으며 이는 체력상의 큰 진보를 의미한다. 미국 코스타리카 등 이른바 작은 팀이 압박축구를 구사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골키퍼들의 실력 편차전체적으로 볼 때 골키퍼 실력은 중간 정도였다. 그러나 올리버 칸, 이케르 카시야스 등 뛰어난 골키퍼들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취약한 모습을 보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골키퍼들이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 한국의 이운재, 세네갈의 토니 실바 등이다.
공격축구이번 대회의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공격축구는 본선에 진출한 거의 모든 팀의 특징이었다. 경기당 평균 골 수는 2.48로 98년의 2.66보다 떨어지나 공격축구가 보편화됐다. 수비로 몸을 사린 팀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이는 무엇보다 자국 축구의 질을 과시하려는 감독들의 노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한국과 일본의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
수준 높은 경기장, 양질의 잔디 상태, 열광적인 응원, 연습경기장의 우수성 등이 이를 가능케 했다.